매거진 여행

바다에서 가장 가까운 곳

2025 겨울 목포 여행 #6 - 고하도

by zzoos




북항 탑승장에서 출발한 케이블카는 약 15분 뒤에 고하도 탑승장에 도착했습니다. 내린 다음 바로 줄을 선다면 유달산으로 갈 수도 있었겠지만 처음 와보는 고하도를 좀 둘러보고 싶었습니다.




유달산과 고하도를 이어주는 케이블카




고하도(高下島)는 영산강 하구 서쪽 바다에 있는 섬으로, 목포 앞바다를 막아주는 자연 방파제 같은 역할을 해온 곳입니다. 난중일기에는 보화도(寶化島)라고 적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 이후 고하도에서 수군을 재정비하며 머물렀다고 합니다. 현재는 목포 신항 건설로 인해 주변 지형이 변했지만, 목포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옛 고하도 구역만을 고하도라 부른다네요.


그러고 보니, 목포 대교가 지어지기 전에 목포에 왔을 때 바다 건너 바라보던 섬이 바로 고하도군요.




숲길을 따라 걸으면 바다가 살짝살짝 보인다.




자, 고하도에 발을 디딘 것은 처음입니다. 그리 큰 섬처럼 보이진 않았고, 어차피 관광용 산책로라는 것은 적절한 길이로 만들어 둔 것이겠죠. 고하도 탑승장에서 '건강 계단'을 따라 걸어 올라가니 산책로가 나옵니다. 작은 숲길을 걷습니다. 멀리 목포 대교가 보이기도 하고, 타고 왔던 케이블카가 보이기도 하고, 전망대가 보이기도 합니다. 아직은 나무에 둘러싸인 길이라 이곳이 섬이라는, 바다 위에 있는 작은 섬이라는 기분이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것은 포스트모더니즘인가??!?




그렇게 걷다 보니 고하도 전망대가 나타났습니다. 음, 이 난해한 건물은 뭘까요. 짐작해 보건대, 컨테이너를 쌓아 올린 것이 구조의 뼈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걸 덮고 있는 외형은 이순신 장군의 판옥선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판옥선을 모티브로 한 포스트 모더니즘적인 구조물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강렬하고 어떻게 보면 징그럽기도 한, 그런 구조물이네요. 어쨌든 한눈에 확 띄는, 인상적인 전망대입니다.




고하도의 해안 데크




아, 전망대 위에 올라가 보진 못했습니다. 체력을 아껴 해안데크를 걷고 싶었어요. 솔직히 말해서 의외로 '건강 계단'이 힘들었거든요. 해안데크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려면 체력을 비축해야 할 것 같았어요. 전망대에 올라갔다면 체력 부족으로 해안데크를 포기할 것 같았거든요.




이순신 장군님




전망대 바로 옆에 해안데크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가파르고 길이도 긴 계단이라 중간중간 휴식용 벤치도 놓여 있습니다. 내려갈 땐 괜찮았는데, 올라올 땐 힘들어서 쉬어가며 올라왔어요.




바로 아래에서 올려다본 목포 대교




바다 위를 걸으며 바다의 소리를 듣는 산책이었습니다. 바다 건너 목포를 바라보면서 걷는 건 기분이 좋아지는 일이었어요. 걷다 보면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만나게 됩니다. 장군님의 늠름한 모습을 뒤로하고 계속 걸으면 고하도의 끝, 용머리에 도착하는데요. 이곳은 목포대교의 바로 아래입니다.




동감하는 사람이 있을까? 바다는 아무리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걸.




한참을 걸었더니 다리가 좀 아프기도 했지만, 그 이유와는 별개로 한참을 용머리에 앉아있었습니다. 목포에서 이렇게까지 바다를 느끼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제 기억 속의 목포는 항구 도시이긴 하지만 의외로 바다를 느끼긴 어려운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해수욕장이 없을 뿐 어딜 가도 바다가 느껴지는 곳이었네요. 이번 여행으로 새삼스럽게 깨달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도 눈길을 잡아끄는 고하도 전망대
'고하'도라서 '고흐'의 그림을 그려두다니... 고흐도 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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