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겨울 목포 여행 #7 - 유달산
고하도에서 체력을 많이 썼습니다. 건강 계단과 산책로 그리고 해안 데크가 아주 난코스였다...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제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것이겠죠. 이제 젊었던 시절과는 몸이 다릅니다. 그런데 여행 스타일은 여전히 젊었던 시절의 그것을 고집하고 있으니 여행지에서 한 번씩 앓아눕고는 합니다.
체력이 많이 떨어져 유달산 승강장에서 내리지 않고 그냥 북항 승강장까지 가버릴까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이후의 스케줄은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호텔로 돌아가서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케이블카가 유달산 승강장에 도착했을 때, 저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생기면서 풀쩍, 케이블카에서 내려버렸습니다.
목포에 다시 오는 것이 언제일지, 케이블카를 다시 타는 것이 언제일지 모르잖아요. 유달산은 이번에 어떤 경치를 보여줄지 궁금했습니다. 산책로 같은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걷지는 않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승강장 건물에서 바라보는 경치만이라도 느끼고 싶었습니다.
미리 검색하거나 알아봤던 것도 아닌데, 마침 유달산 승강장에는 옥상에 전망대가 꾸며져 있더군요. 목포 시내를 내려다보는 것은 물론이고 바다 건너 영암과 고하도까지 360도로 멋진 뷰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이걸 보지 않고 그냥 돌아가려고 했다고?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풍경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일종의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결국 저는 조금 무리하더라도 유달산에 내렸잖아요. 좋은 선택을 했다는 안도감. 뭐 그런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무리한 것은 사실이라서 어딘가 더 돌아다닐 생각은 하지 않고, 1층에 있다는 카페에서 핸드폰 충전을 하면서 좀 쉬기로 했습니다...만, 1층의 카페는 휴업 중이더군요. 그냥 화장실만 들렀다가 벤치에 앉아서 좀 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뭔가 쎄~ 한 기분이 드는 거예요. 창 밖의 경치가 범상치 않았습니다. 분명히 뭔가, 뭔가가 있습니다. 저의 촉이 그걸 말해주고 있었어요. 그래서 급하게 다시 옥상의 전망대로 올라갔죠.
오랜만에 멋진 일몰을 만났습니다.
바다 건너 고하도 그리고 그 바다를 또 건너 저 멀리 해남의 이름 모를 산으로 해가 기울고 있었습니다. 사진에 모두 담을 수 없을 만큼의 붉은 기운이 하늘을 물들입니다. 그 아래 잔잔한 바다에는 부드러운 어둠이 번져가고 있어요. 그림자의 계조마저도 차분합니다.
피곤을 핑계로 이 풍경을 놓칠 뻔했다는 끔찍한 사실마저도 잊게 만드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즈음되면 정말 말 그대로 '눈 깜빡할 사이'에 해가 산 뒤로 넘어가거든요. 그래서 풍경이 시시각각 변합니다. 쉬지 않고 영상과 사진을 촬영했습니다만, 실력이 그리 좋지 못해 이 정도의 사진 밖에 공유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이번 목포 여행에서 만난 가장 아름다운 풍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