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여행

목포 근현대사의 저장소

2025 겨울 목포 여행 #11 - 구도심 ; 목포역 주변

by zzoos





이번 여행의 목적지를 목포로 정한 건 크게 두 가지 이유였습니다. 하나는 목포의 맛집들입니다. 그동안 목포를 다니면서 맛있어서 저장해 둔 맛집들도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은 받았는데 아직 가보지 못한 맛집들도 있어요. 그런 곳들을 이번 기회에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바로 목포의 구도심은 천천히 돌아보고 싶었습니다. 이상하게도 목포에 갈 때마다 차를 가지고 갔었어요. 그러다 보니 구도심 골목을 천천히 걸을 기회가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차'가 있으면 목적지에서 그다음 목적지까지 공간을 점프하면서 여행하게 되잖아요.


이번엔 혼자서, 차 없이 여행을 하니까 궁금했던 곳들을 천천히 걸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본문에 사용한 사진들을 찍은 위치에 녹색점을 찍어두었다.




앞선 포스팅에서도 얘기했지만 목포는 크게 구도심과 하당 신도시로 나뉩니다. 최근 현지인들의 생활권은 대부분 신도시로 옮겨갔죠. 주거와 상업 공간 모두 그쪽이 주력입니다. 하지만 여행객들에게 매력적인 곳은 구도심입니다.


목포역 동쪽편의 구도심 상점가부터 시작해서 목포역 남쪽의 수산시장에서 목포 여객터미널까지 이어지는 넓은 지역을 전부 구도심이라고 부르죠.


하당 신도시가 개발되기 전에는 이쪽 구역이 목포의 중심지였습니다. '항구'와 '기차역'이 있는 구역. 어느 도시에서건 중심지가 될 수밖에 없는 곳이네요.




구도심의 시작은 분명히 목포역부터.




이 구역이 여행객들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바로 구도심의 골목 분위기 때문입니다. 다른 도시들의 골목과 목포의 골목은 분위기가 많이 다르죠.


목포는 일제강점기에 항구도시로 급격히 규모가 커졌고, 항구 기능뿐 아니라 행정 기능도 함께 모여 있던 도시였습니다. 군산도 항구를 중심으로 성장했지만(특히 쌀 반출 항구로서), 관공서와 은행, 회사들이 모인 구역이 형성되면서 도시의 ‘근대’가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죠. 부산이나 인천 같은 큰 항구도시는 해방 이후와 전쟁을 거치며 도시가 빠르게 커졌고, 그 과정에서 예전 건물과 풍경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목포는 대규모로 구도심을 뒤엎기보다, 1990년대에 하당 같은 신도시 개발로 도시 기능이 바깥으로 분산되는 흐름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구도심에는 일제강점기부터 전후를 거쳐 산업화 시기까지의 시간이 켜켜이 남아 있고, 그게 목포 골목의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그런 골목들을 돌아다니면서 옛날 건물들의 흔적과 분위기들을 사진에 담아두고 싶었습니다.



구도심 상점가는 아직도 영업 중. 하지만 예전의 명성은...




지방의 작은 도시에는 항상 '명동'이라고 부르는 곳이 있습니다. 저보다도 더 어르신들에게는 '시내'라는 명칭이 더 익숙한 곳이죠. 목포의 '구도심 상점가'가 바로 그런 곳입니다. 어르신들은 '시내'라고 불렀고, 제 또래들은 '명동'이라고 불렀던 곳. 지금은 예전의 명성이 많이 흐려졌지만 구도심을 대표하는 오래된 제과점인 코롬방 제과점을 비롯해서 오래된 상점들이 아직도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이죠.




교토에 있는 히가시혼간지(東本願寺)의 목포 별원이었던 곳.
구 동원본사 목포별원 앞에 있는, 세월이 느껴지는 건물.




코롬방 제과점 바로 앞에 특이한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딱 보자마자 일본식의 지붕 라인이 눈에 띄는데요. 더욱더 특이한 점은 이게 석조 건물이라는 점입니다. 여러 가지로 독특한 건물이죠.


가까이 가서 설명문을 읽어보니 구 동본원사 목포별원(舊 東本願寺 木浦別院)이라고 적혀있네요. 동본원사?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어서 일본어로는 어떻게 읽는지 검색을 해보니... 히가시혼간지(東本願寺)군요. 교토에 있는 그 조용한 절 말이죠. 일제강점기에 히가시혼간지의 분점(?)을 여기에 만들었었군요.




목포의 구도심을 걷다 보면 시간의 흔적이 남아 있는 건물을 흔하게 만날 수 있다.


이곳은 뭐 하는 곳일까? 호산사(湖山寺)라고 적혀 있던데, 그럼 절인가?




이제 슬슬 걸어서 남쪽으로, 그러니까 근대역사관이나 여객선 터미널, 목포 진지, 수산시장이 있는 쪽으로도 내려가 봅니다. 어찌 보면 이쪽 동네에 볼만한 건물들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목포시에서는 이 구역을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면서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이라고 부르고 있더군요.




목포의 구도심을 걷다 보면 시간의 흔적이 남아 있는 건물을 흔하게 만날 수 있다.




이 구역에서 찍은 사진들이 좀 많아서 하나의 포스팅으로 모두 보여드리긴 힘들 것 같습니다. 앞으로 몇 개의 포스팅에 걸쳐 목포의 구도심 사진을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이번 여행의 진짜 목적이었던 곳. 목포 더 넓게는 한국의 근현대사가 켜켜이 쌓여 있는 곳. 바로 목포 구도심의 골목골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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