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겨울 목포 여행 #12 - 대명춘
목포에서 유명한 음식 중의 하나로 '중깐'이라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중화루의 간짜장'을 줄여서 '중깐'이라고 부르게 됐다는 검색 결과가 나오는 걸로 봐서 원조는 구도심 상점가에 있는 중화루라는 곳인가 본데, 마침 제가 방문하려는 날이 정기 휴일이라 저는 근처에 있는 대명춘을 방문하게 됐습니다.
테이블에 앉아 중깐 한 그릇을 시켜두고 기다리는데, 뒤에 들어온 단체 손님들도 중깐을 주문합니다. 그리고 주인아주머니에게 '중깐'이 무슨 뜻인지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유심히 들어봤더니 '점심 먹고 나서 저녁 먹기 전에, 그러니까 중간에 잠깐 먹는 간식'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양도 적은 편이라고 하시더군요.
중화루의 간짜장인 건지, 중간에 잠깐 먹는 간식인 건지, 뭐가 정확한 유래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특히 음식 이름들은 정확한 유래를 알기 힘든 경우도 많죠. 어쨌거나 목포에는 '중깐'이라는 이름을 가진 짜장면의 형태가 있다는 겁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고 나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거 유니 짜장입니다. 고기와 야채를 모두 아주 잘게 다졌습니다. 전라도 사투리로 하면 완전히 '조사 버렸습니다'. 그리고 흥건하게 소스가 흐르지 않는 걸 보니 일반 짜장과 다르게 소스에 물을 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 간짜장의 일종이긴 하네요.
채 썬 오이와 반숙 계란 후라이가 하나 올라가 있는 면 위에 따로 나온 짜장 소스를 부어서 비벼 먹습니다. 면이 평소 먹던 짜장면의 면보다 좀 얇습니다. 소면처럼 얇은 건 아니고 단면이 길쭉한 모양입니다.
잘 비벼서 한 입 먹어보니, 아, 이거 참 별미입니다. 소스가 고소한 게 감칠맛이 폭발합니다. 거기에 조금 얇은 면의 식감도 괜찮네요. 그저 흔한 짜장면일 거라고 생각한 것은 오산이었습니다. 목포 여행에서 한 끼 정도는 꼭 먹어야 할 그런 특별한 맛이기는 합니다.
사실 가격이 좀 비쌉니다. 요즘 짜장면 값도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중깐은 일반적인 짜장면이나 간짜장보다 더 비싼 가격을 받고 있더라고요. 지역 명물로서의 유명세가 가격에 반영된 것일까요? 비싼 가격이 납득이 됐다는 건 아닙니다만, 맛이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입에 침이 고입니다.
지금 당장 한 그릇 먹고 싶어지는, 그런 목포의 맛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