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여행

목포 근현대사 산책의 시작점

2025 겨울 목포 여행 #13 - 목포 근대역사관 1관

by zzoos




앞선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었다시피 이번 여행의 큰 목적 중 하나는 바로 목포의 구도심을 천천히 둘러보는 것이었습니다. 목포에는 다른 도시와는 다르게 근현대사가 켜켜이 쌓여 남아있다고 설명했었죠. 바로 그렇게 남아 있는 근대사의 골목골목을 돌아보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포였고, 그 산책의 시작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목포 근대역사관 1관에 도착했습니다.




꽤 멀리 떨어진 골목에서도 눈길을 잡아 끄는 붉은 벽돌 건물




이곳은 1900년 일본 영사관으로 지어졌고, 강점기에는 '목포부청'으로서 지역의 행정·사법을 장악한 실질적인 통치 기구였다고 합니다. 당시 한반도 남서부의 핵심 거점이었던 셈이죠.




근대역사관으로 올라가는 길은 꽤 가파르다.


드라마 호텔 델루나에서 바로 그 '호텔 델루나'가 이 건물이다.




일반 가옥이 목조인 것과 달리, 이 건물은 붉은 벽돌을 쌓아 올린 조적조 양식을 띠고 있습니다. 인근의 '목포 근대역사관 2관' 역시 권위를 강조한 석조 건물인데, 아무래도 관공서 건물들은 그 위엄을 보여주기 위해 벽돌이나 석재를 사용한 거겠죠. 이런 근대 건축물들이 목포에는 비교적 많이 남아 있습니다.




붉은 벽돌을 사용한 전형적인 근대 일본 개화기의 건축 양식




늦은 점심을 먹고 나서 특별한 목적지 없이 골목골목을 구경하며 걷고 있었는데, 저기 멀리 언덕 위에 붉은 벽돌로 만든 건물이 보이더군요. 지도앱을 꺼내서 어떤 건물인지 확인해 보니 근대역사관이었던 거죠. 미리 조사 같은 건 하지 않는, 철저한 무계획 여행자인 탓에 이런 식으로 우연히 목적지가 정해지곤 합니다.




근대역사관 1관의 측면




목적지에 가까워지자 사람들의 무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구도심의 골목들은 겨울이라 그런지 썰렁했거든요. 추운 겨울의 평일 낮 시간, 사람이 뜸한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했더니, 아하. 이 건물이 유명한 드라마인 호텔 델루나의 촬영지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에서는 다른 관광객들을 마주칠 수 있었습니다.




겨울 오후의 햇살은 생각보다 따뜻했다.




건물을 한 바퀴 빙 돌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한 겨울 오후의 바람은 차갑지만 햇살은 붉은 벽돌의 건물을 그럴듯하게 비춰주고 있었습니다. 옷깃을 여미며 벤치에 앉아 목을 축입니다. 바람과 햇살과 함께 잠깐 시간을 보내봅니다. 이제 '아저씨'의 그것이 되어버린 무릎과 근육들이 휴식을 원하고 있었어요.




잠깐의 휴식 동안, 멀리 보이는 지붕 위에서 일하는 인부들.


휴식을 마치고, 다시 조금 더 걷기로 했다.




잠깐의 휴식 뒤에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산 아래쪽으로 내려가 구도심을 다시 걸어볼까 싶기도 했지만, 여기까지 올라온 김에 조금 더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지도를 보니 바로 옆에 노적봉 예술공원 미술관이 있더라고요. 미술관까지만 올라갔다가 내려가서 구도심을 다시 걷는 것으로 동선을 정리했습니다.




노적봉 예술공원 미술관, 간판은 없지만 김암기 미술관도 겸하는 듯하다.


김환기 화백의 사촌 동생이라는 김암기 화백




지도나 홈페이지에 정보가 너무 적어서 어떤 곳인지 미리 확인할 수가 없었는데, 막상 가보니 꽤 넓은 미술관입니다. 1층에서는 '물결 위의 색, 바람 속의 감각'이라는 특별전이 진행 중이었고, 2층은 김암기 미술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이번에 알게 됐는데, 김암기 화백은 김환기 화백의 사촌 동생이라고 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미술관이 김환기 화백의 예술 세계를 기리는 환기 미술관이라서, 왠지 더 반가운 느낌이었습니다.




1층에서 전시 중이던 조규창 화가의 작품


김암기 화백의 '저녁 어판장'. 향토적인 소재와 색채가 따뜻함을 준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우연히 전시를 관람하게 됐는데요. 생각보다 좋은 전시라서 마음이 좀 따뜻해졌습니다. 눈길을 끄는 작품들이 있었어요. 특히 김암기 화백의 작품들은 과감한 붓터치로 우리의 풍경을 따뜻하게 그리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전시 관람을 마치고 나서는 다시 구도심의 골목을 돌아보기 위해 걸었습니다. 그리고 그 얘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가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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