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여행

목포의 역사를 걷다.

2025 겨울 목포 여행 #14 -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by zzoos




포스팅에 사용한 사진을 찍은 위치에 녹색 점을 표시했다.




구도심을 걷습니다. 목포의 구도심을 천천히 걷습니다. 겨울은 매섭지만 남쪽 바다의 바람은 서울의 그것보다야 견딜만합니다. 거기에 오후의 햇살이 더해지니 산책은 꽤나 할만합니다. 구도심의 골목골목 어디를 걸어도 목포의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는 있습니다만, 중간중간 목적지를 정해두어야 최소한 걸어갈 방향을 정할 수 있더군요.




구 목포공립심상소학교의 입구


구 목포공립심상소학교의 후면


구 목포공립심상소학교의 뒷면에 오후의 햇살이, 그럴듯하게 떨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첫 번째로 정한 목적지는 목포 유달 초등학교입니다. 목포의 구도심 중 일부가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그중 서쪽 끝에 있는 곳이더라고요. 이곳은 일제 강점기에 목포공립심상소학교가 있던 곳으로 아직도 건물 하나가 남아 있습니다. 1층은 교실이었고 2층은 강당으로 썼던 건물인 것 같은데, 다른 용도로 변경하다가 안전 문제로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심상소학교란 현대의 초등학교에 대응하는 당시의 교육 기관인데, 우리는 흔히 '소학교'라고 알고 있었지만 그런 분류는 없었고, 심상소학교와 고등소학교로 나뉘어 있었다고 하네요. 고등소학교가 지금의 중학교에 대응하는 교육기관이었던 듯합니다.





국가등록문화재 제718-1호. 목포 번화로 일본식 가옥 - 1


국가등록문화재 제718-2호, 제718-3호. 목포 번화로 일본식 가옥 - 2, 3


국가등록문화재 제718-4호. 목포 영산로 일본식 가옥.




유달 초등학교 근처에는 말 그대로 역사문화공간의 시작을 알리듯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걸로 보이는 일본식 목조 건물들이 많이 보입니다. 실제로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 건물들입니다. 사람이 살고 있는 건물도 있고, 카페나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도 있네요. 그래서 그런지 이런 거리의 분위기는 군산과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구도심에 내리는 오후의 햇살


목포 근대역사관 2관


목포 근대역사관 2관 건물은 과거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으로 사용하던 건물이다.




오후 4시. 해가 많이 기울어 있는 시간입니다. 이번엔 근대역사관 2관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으로 사용되던 건물입니다. 이름은 주식회사였지만, 실제로는 식민지의 경제 구조를 본국에 유리하도록 조정하고 자원 수탈을 담당하던 기관이었습니다.


일본 영사관으로 쓰이던 근대역사관 1관과 더불어 이 두 건물은 식민지 지배 체제의 핵심적인 기관들이 있던 자리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두 건물 모두 그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한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는 점 역시 의미가 깊습니다.




역광 때문에 사진 찍기가 참 힘들었다...




바로 근처에는 경동성당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성당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에 지어진 것이라고 하는데요. 한국 현대사의 슬픔이 가득한 시절 국민들을 위로해 주던 곳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면, 제가 목포의 구도심을 '한국 근현대사가 켜켜이 쌓여 있는 곳'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과장이 아니겠죠.




유달산이 보이는 구도심의 골목


세탁소가 아니라 카페인 건가?


창문이 과연 열리긴 할까? 걱정되는 건물.


삐뚤빼뚤 한 지붕 세 가족




계속 구도심을 걷다 보면 언제 지은 건물인지, 무슨 양식의 건물인지 도통 알 수 없는 건물들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왠지 어릴 적 기억이 떠오르면서 친근하게 느껴지는 건물들이에요. 어린 시절을 보냈던 부산의 영도에도 비슷한 건물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은 기억입니다.




목포진지로 올라가는 길은 꽤나 가파르다.


목포진의 입구


현판에 목포지관이라고 쓰여있다.




조금 가파른 길을 올라 이번에는 목포진지를 보러 왔습니다. 조선 후기 수군이 주둔하던 목포진이 있던 자리입니다. 당시의 목포는 아직 제대로 된 도시의 모습을 갖추고 있지는 않았다고 하네요. 그저 수군이 주둔하고 있고, 작은 포구와 주변에 농어민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러니 목포진에는 정부의 관료인 사또가 아니라 수군의 지휘관이 업무를 보고 있었겠군요.




목포진지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유달산


목포진지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목포 시내와 바다




목포진이 언덕 위에 있는 이유는 역시 주변의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기 때문이었나 봐요. 지금도 목포 시내와 근처 바다를 모두 둘러볼 수 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거나 유달산에 오르는 것 보다야 경치가 덜하지만, 구도심을 걷다가 가볍게 걸어서 볼 수 있는 풍경치고는 꽤 좋은 풍경입니다.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는 소년 김대중 공부방


공부방에서는 창 밖으로 바다가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곳은 소년 김대중 공부방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작은 박물관입니다. 대한민국의 제15대 대통령인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어린 시절 목포에서 공부하던 건물에 기념관을 만든 곳이죠. 작고 소박한 건물인데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책상이 놓인 2층에서 창 밖을 바라보면 목포의 부두와 바다가 보이더군요. 전 대통령께서는 이 풍경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제 저녁을 뭘 먹어야 하나... 슬 고민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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