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겨울 목포 여행 #18 - 화신연쇄점
처음 '연쇄점'이라는 단어를 봤을 때 무슨 뜻인지 짐작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일본식 한자어의 조합일 거라고 짐작할 수는 있었죠. 연쇄점? 무슨 뜻일까요?
검색을 해보니, '체인 스토어'의 일본식 한자어더군요. 좀 더 쉽게 말한다면 '화신'이라는 브랜드의 체인점이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화신'은 어떤 브랜드일까요? 요즘 시대에게는 낯설 수 있지만, 저보다 윗세대의 어르신들은 비교적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이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화신은 지금의 종로타워 자리에 있었던,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근대식 백화점입니다. 한국 최초의 백화점까지는 아니지만 당시에 상당히 번성했고 1970년대까지 존속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이름이기도 합니다.
검색하면 바로 나오는 정보만으로 얘기하자면, 전국에 350여 개의 점포를 내고 있었다고 합니다만 규모가 큰 것은 평양이나 목포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목포의 화신연쇄점 건물은 아직도 남아 있고 지금은 카페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구도심 골목골목을 걷다가 이곳을 만났을 때, 마치 구세주를 만난 것 같았습니다. 전날 과음을 해서 그런가? 몸이 좀 안 좋았어요. 더 걷기보다는 어딘가 앉아서 쉬고 싶을 때 카페가 나타난 거죠. 등록문화재로 관리되고 있는 건물에서의 커피 한 잔도 좋잖아요?
그저 앉아서 좀 쉬고 싶어 들어왔지만 진열대에 있는 빵을 보니 그냥 지나칠 순 없더군요. 그래서 소금빵과 스콘을 하나씩 집어 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뭐 대단한 맛은 아니었어요. 요즘 카페들이 상향평준화되어서 어딜 가도 빵이 다 맛있잖아요? 뭐, 그 정도의 맛이었습니다. 뒤처지지 않는 맛. 버터를 아낌없이 썼다는 느낌은 들었어요.
주문한 음료는 이곳의 시그니처인 '1990 화신 크림 라테'입니다. 메뉴판에 이걸 주문하라고, 이것이 시그니쳐라고 크게 적혀 있습니다. 날이 쌀쌀했고, 몸이 으슬으슬해서 따뜻한 걸로 마실까? 하는 생각으로 고민을 하려는 순간, 점원이 아이스로 먹어야 한다는 눈빛을 강력하게 보내더라고요. 그래서 아이스로 주문했습니다.
에스프레소에 크림을 올린 커피입니다. 맨 아래에는 우유가 깔려 있고, 그 위에 에스프레소 그리고 맨 위에는 부드러우면서 쫀쫀한 크림이 올라간, 아이슈페너의 변형이라고 볼 수 있는 커피였어요. 먼저 스푼으로 크림을 좀 떠먹고, 다음으로 크림을 섞지 않은 채 커피를 좀 마시다가, 결국은 모두 섞어서 마셨습니다.
얼음 때문에 양이 얼마 안 됩니다. 후루룩 마시면 끝이에요. ㅋㅋ
아, 그리고 저는 1층에 앉아 있다가 나와서 몰랐는데, 화신 연쇄점은 2층이 진짜더군요. 2층의 인테리어나 분위기가 아주 매력적인 곳이니, 혹시 방문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꼭 2층으로 자리를 잡으시는 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