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항구 마을의 아침 시장

2026 카라츠와 요부코 - #4 요부코 아침 시장

by zzoos




간밤엔 비가 꽤 내리더니 새벽부터 좀 개더라고요. 덕분에 료칸 근처 산책도 좀 할 수 있었죠. 일기예보에는 오늘도 하루 종일 비가 온다고 되어 있었거든요. 그래서 일정을 모두 포기하고 카라츠의 호텔에 체크인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비가 개어서 계획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 이번 여행 최고의 럭키! 한 순간이었어요.




버스 정류장 표지판이 반대편에만 설치되어 있어서 좀 헷갈렸다.




조식을 먹고 료칸에서 체크아웃했습니다. 일단 오늘 첫 번째 일정은 요부코 아침 시장(呼子朝市)을 구경하는 거예요. 료칸에서 걸어가면 무거운 트렁크를 끌고 30분을 가야 합니다. 오늘은 어제와 같은 험난한 코스를 걷지 않기 위해서 미리 버스 시간표를 체크했습니다. 료칸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노리아이 택시(乗合タクシー)를 기다립니다.


노리아이 택시란 통행량이 적은 구간을 운행하는 특별 버스 같은 거라고 하더라고요. 이름은 택시지만 노선과 시간표가 정해져 있다고 합니다.




쇼와 택시(showa taxi)라고 적혀 있는 승합차


문 안쪽에 '택시'의 운행 코스가 적혀 있다. 요금은 현금 200엔.




노리아이 택시라는 것을 처음 타보는 거라서 어떤 차가 올지 궁금했습니다. 혹시라도 못 알아봐서 지나치면 어떡하나 걱정도 좀 했고요. 하지만 딱 보니까 이거구나! 싶은 승합차가 한 대 나타났습니다.


요금은 현금만 가능하더군요. 200엔이었어요. 승객은 저 혼자. 어제는 비 맞으며 트렁크를 끌고 30분을 걸었는데, 오늘은 이렇게 편하게 나갈 수 있네요.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의 항구 마을


시골 항구 마을 요부코의 항구 풍경




노리아이 택시에서 내린 곳은 요부코 정류장입니다. 요부코 버스터미널이라고 해도 될만한 곳이에요. 요부코에 들어오는 모든 버스가 서는 곳이고, 코인로커와 대합실 그리고 티켓 판매 부스를 갖춘 건물이 있습니다.


코인 로커에 짐을 맡겨두고 본격적인 요부코 관광에 나섰습니다. 어제는 비가 오기도 했고, 료칸에 체크인하기 위해 걸어간 것이 전부였거든요. 그래서 사실 료칸만 구경했지 요부코를 전혀 구경하지 못했어요. 오늘은 바로 요부코를 구경하는 날입니다.




항구 쪽의 요부코 아침 시장 입구


요부코 아침 시장 만남의 광장


요부코 아침 시장 입구 표지판




요부코에서 유명한 것은 요부코 이카와 요부코 아침 시장입니다. 어제 요부코 이카를 먹었으니 오늘은 아침 시장을 보러 온 거예요.


버스터미널에서 조금만 걸으면 금세 요부코 아침 시장이 나옵니다. 이 시장의 영업시간은 오전 7:30부터 12:00까지예요. 오후에는 구경할 수 없는 곳이란 얘기거든요. 그래서 이곳을 첫 번째 일정으로 잡았습니다.




평일이라 아예 한적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사람이 좀 있다.


할머니가 팔고 계신 생선. 붉바리인가? 쏨뱅이인가? 아, 어쨌든 맛있어 보이는 생선들.


문어 다리, 가리비, 오징어. 다양한 해산물을 구워 파는 가판대.


사자에 츠보야키, 그러니까 소라 통구이도 이쪽 동네의 명물.




비수기인 겨울인 데다가 평일이라서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사람들이 꽤 보입니다. 제법 복작복작한 시장의 느낌이 나더라고요. 왜 그런가 했더니, 오늘이 일본의 건국기념일(建国記念の日)이라서 공휴일이었네요. 초대 진무 천황(神武天皇)의 즉위일이라고 하니, 우리나라로 치면 개천절이랑 비슷한 공휴일인가 봅니다.




요부코의 슈퍼마켓


말린 오징어와 말린 전갱이를 잔뜩 쌓아두고 파는 할머니.


오징어와 계란을 고온, 고압으로 꽉! 눌러서 굽는 이카야키. 오늘 가장 많은 손님이 줄 서 있는 곳이었다.


사자에 츠보야키를 먹으려는 손님들도 많았다.




시장은 정말로 말 그대로 시장이었습니다. 대도시의 시장과는 다른, 시골 장터 같은 느낌이었어요. 길거리 음식도 팔고, 할머니들이 해산물이나 생선을 직접 좌판에 깔고 판매하고 계셨습니다.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오징어와 소라. 사자에 츠보야키(サザエのつぼ焼き) 그러니까 소라를 껍질 그대로 불에 굽는 것을 하나 먹을까 싶었지만, 그건 오늘 다른 곳에서 먹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참았습니다.




시장 중간에 보이는 동네의 모습.


전통적인 건물들 사이에 현대적인 건물도 보인다.


요부코 지비루를 만들어 파는 곳, Whale Brewing.


간단한 안주들과 세 종류의 수제 맥주를 판매 중.


가게 앞의 테이블에 잠깐 서서 페일 에일을 한 잔 마셨다.




시장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천천히 둘러보며 걸어도 10~15분이면 충분한 거리예요. 이곳을 몇 번 왕복하면서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다가 지역 수제 맥주 가게가 있어서 잠깐 쉬었다 가기로 합니다.


일본의 각 지역에서 만드는 동네 맥주를 지비루(地ビール)라고 하죠. 이곳은 요부코의 지비루를 만드는 Whale Brewing 이라는 가게입니다. 가벼운 안주들도 함께 판매하고 있었지만, 페일 에일 맥주만 한 잔 주문했습니다. 가게 앞 테이블에 잠깐 서서 맥주를 한 잔 마시면서 시장을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했어요.


이후에는 유람선을 타고 나나츠가마를 둘러보고 올 계획입니다. 하지만... 그 계획은 제 맘대로 되질 않았는데요. 그 얘기는 다음 포스팅에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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