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항구 마을 산책

2026 카라츠와 요부코 - #5 요부코 풍경

by zzoos




요부코 아침 시장을 구경하고, 지비루도 한 잔 마셨습니다. 다음 계획은 나나츠가마(七ツ釜)를 돌아보고 오는 유람선을 타는 것이었어요. 구글맵에서 발견한 곳인데, 사진으로 보니 경치가 아주 멋진 곳이더라고요.


유람선은 마린 펄 요부코에서 탑니다. 버스 터미널 바로 앞이고, 아침 시장에서도 멀지 않아요. 일단 요부코가 그리 큰 동네가 아니라서 마을 중심부에 모든 게 모여 있거든요.




요부코 주변을 돌아보는 유람선을 탈 수 있는 마린 펄 요부코.


하지만 오늘은 내가 타려던 유람선이 결항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탈 수 있는 유람선은 두 종류가 있습니다. 배에서 유리를 통해 바닷속을 볼 수 있는 지라(ジーラ)호와 나나츠가마를 돌아보고 오는 이카마루(イカ丸)호가 그것이죠. 더 자세한 설명과 운항 시간표는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저는 바닷속을 구경하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고, 나나츠가마를 둘러보고 오고 싶었거든요? 헌데... 사진 보이시나요? 이카마루호는 '결항'입니다.


어제 밤새 비가 왔다고 했잖아요. 아직 바람이 좀 불고 있었거든요. 바다는 파도가 아직 센 편인가 봅니다. 그나마 가까운 바다까지만 나가는 지라호는 운항을 하고 있었지만 이카마루호는 결항. ㅠㅜ




구 나카오 저택이자 현 고래 어업 박물관. 시간 관계상 관람은 하지 않았다.


빨간 문이 인상적인 작은 신사. 요부코의 부호가 살았던 저택 옆에는 역시 재물의 신을 모시는 이나리 신사.




뭐 별 수 있나요? 아쉬워하고 있어 봐야 결항인 배가 갑자기 운항을 시작할 것도 아니잖아요. 그러면 대안을 실행해야죠.


대안이 뭐냐? 바로 요부코 산책입니다. 요부코 시장만 둘러보는 게 아니라 좀 더 넓은 범위로 구경을 해보기로 했죠. 구글맵을 보면 신사 같은 것도 있더라고요.


그렇게 요부코 시장을 지나 더 깊숙한 요부코의 안쪽으로 걸어갑니다.




적지 않은 계단을 올라야 하는 요부코 텐만구


텐만구의 도리이


작은 마당에 돌로 만든 벤치가 하나 있다.




그렇게 걷다가 신사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계단을 꽤 올라가야 되는 곳이었어요. 구글맵을 보니 이 신사의 이름은 요부코 텐만구(呼子 天満宮)입니다.


참고로 신사의 이름이 '텐만구'인 경우에는 텐진(天神)을 모시는 신사라고 합니다. 텐진이란 헤이안 시대의 대학자인 스가와라노 미치자네(菅原道真)를 신격화한 신이라네요. 그래서 텐만구라는 이름이 붙은 신사는 시험이나 학업과 관련된 신사랍니다. 다자이후시에 있는 다자이후 텐만구(太宰府天満宮)에는 그의 무덤이 있어서 텐만구의 총본궁 같은 곳이라고 합니다. 후쿠오카 여행할 때 많이들 들르는 그곳이죠.


이런 식으로 특정 신을 모시기 때문에 이름이 정해지는 신사들이 몇 종류 더 있더라고요. 하치만구(八幡宮)는 무신이자 국가 수호신인 하치만을 모시는 신사이고, 농업과 상업 그리고 재물의 신인 이나리를 모시는 신사는 이나리진자(稲荷神社)라는 이름이 붙는다고 합니다. 신궁은(神宮) 황실의 조상신을 모시는 신사고요.


이 모든 걸 통칭해서 부르는 이름이 바로 신사(神社)인 거죠.




홍매화가 한창이었던 작은 마당에는 봄이 오고 있다는 느낌.



요부코 텐만구는 작은 본당과 그 옆에 사무실 하나가 전부인 아주 작은 신사였어요. 그리고 도리이와 본당 사이에 작은 마당이 있었는데요. 거기에 커다란 매화나무가 있더라고요. 텐진이 매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텐만구에는 매화나무를 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나저나, 아직 2월 중순인데 서울보다 남쪽인 큐슈에는 벌써 봄을 부르는 매화가 한창이네요.




그리 넓지 않은 텐만구를 돌아보고 나가는 길, 영화 같은 장면을 만났다.


골목을 걸어 다니다가 발견한 빨간 우체통




요부코 시장에서 좀 떨어진 골목이라 그런지 길에 사람이 없습니다. 덕분에 천천히 그리고 잔잔하게 시골 항구 마을의 정취를 느끼면서 여유로운 산책을 할 수 있었어요.


요부코의 골목은 오래된 건물들과 깔끔한 신식 건물들이 뒤섞여 있었는데요. 인상적일 정도로 골목이 깨끗해서 좀 신기했습니다. 항구 마을 특유의 비린내나 쓰레기 같은 것을 볼 수가 없었어요. 어업으로도 유명하지만 역시 관광으로 유명한 마을이라 그런가 싶습니다.




이번에도 계단을 좀 올라야 하는 고진자.


도리이 앞에 석등과 사자들이 많이 보인다.



조금 더 걷다가 또 다른 신사를 하나 마주쳤습니다. 이번에도 계단을 좀 올라가야 하는 신사였어요. 이곳의 이름은 고진자(五神社)입니다.


이름을 보니 아마도 다섯 명의 신을 모시는 신사인가 봅니다. 항구 마을이니까 바다, 어업, 농사, 재앙방지 뭐 그런 신을 모시고 있겠죠? 뭐, 그냥 짐작일 뿐입니다.


도리이 앞에는 석등과 석사자 같은 것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고 신을 모시는 건물은 두 개 정도 있었어요. 전반적으로 앞서 구경한 요부코 텐만구와 비슷한 규모의, 작은 신사였습니다. 오히려 사무실의 규모가 더 커 보였는데... 혹시 그게 본당일까요?




신사의 마당에서 보이는 요부코 대교


항구로 내려와서 보는 요부코 대교


이제, 요부코와는 작별할 시간. 안녕~ 요부코!




아, 슬슬 버스 터미널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이제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겠어요. 버스 시간표를 미리 체크해 뒀거든요. 한 시간에 한 대 정도 꼴이니까 버스를 놓치면 시간을 많이 허비하게 됩니다.


다음 목적지는, 어쩌면 이번 여행의 시발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하도미사키(波戸岬)입니다. 요부코에서 버스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네요. 이 얘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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