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카라츠와 요부코 - #8 호텔 리베르
카라츠(唐津)는 관광자원이 적지 않은 도시지만 의외로 관광객들이 숙박을 하면서 머물지는 않는 도시인 것 같습니다. 카라츠 시내에 호텔이 별로 없어요. 시내의 번화가도 생각보다는 일찍 조용해진다는 것도 저의 그런 생각을 뒷받침합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후쿠오카에 숙소를 잡고 카라츠는 JR을 이용하거나 렌터카를 이용해 다녀가나 봅니다.
저는 이번 여행에서 후쿠오카에 묵을 생각이 전혀 없었고, 카라츠에서 밤 시간을 보내고 싶었기 때문에 카라츠 시내의 호텔을 예약하려고 했습니다. 각종 호텔 예약 앱을 통해 카라츠의 번화가, 그러니까 카라츠 역과 시청 근처의 호텔을 알아봤는데요. 일단 카라츠에 호텔이 몇 개 없는 데다가, 예약 가능한 호텔들은 너무 낡아서 선뜻 예약하게 되지 않더군요.
시내의 호텔에서 묵고 싶은 이유는 단 하나거든요.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고 나서 호텔까지 걸어가는 게 좋기 때문이죠. 하지만 마땅한 숙소가 없다면 조금 범위를 늘려봐야겠죠. 도보로 15~20분, 사실상 택시를 잠깐 타야 하는 정도의 거리로 범위를 확대해 보니 괜찮아 보이는 호텔이 하나 보입니다.
바로 카라츠 다이이치 호텔 리베르(Karatsu Daiichi Hotel Riviere)입니다.
※ 호텔의 이름은 프랑스어로 강을 의미하는 rivière에서 온 이름인 것 같으니 더 정확한 발음 표기는 '리비에르'일 수도 있겠지만 일본에서는 이미 관용적으로 '리베-루(リベール)'로 굳어져 있으니, 이 포스팅에서는 한글 표기도 '리베르'로 통일하겠습니다.
호텔의 위치는 장점과 단점이 분명합니다.
가라츠역과 시내에서 멀다는 것이 단점이고, 마츠우라(松浦) 강 바로 옆이라서 뷰가 좋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특히 마츠우라바시(松浦橋)를 건너가면 바로 니지노마츠바라(虹の松原)와 연결되기 때문에 산책 코스나 관광 코스를 만들 때에도 유리합니다.
저는 이번 여행에서 니지노마츠바라 역에서부터 걷기 시작해 소나무 숲을 통과해 호텔까지 걸어왔거든요. 한 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코스였지만 충분히 좋은 산책이었습니다. 이 얘기는 다른 포스팅에서 하게 될 거예요. 지금은 호텔 얘기를 계속하죠.
시내에서 좀 멀다는 것이 단점이긴 한데요. 택시를 타면 거의 기본요금 정도인 거리이고, 걸어서 15~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라서 사실 무리하면 걸을 수도 있기는 합니다. 그러면서 여유롭게 카라츠의 골목 여기저기를 구경할 수도 있겠죠.
마츠우라 강에 바로 붙어있는 호텔이라 방에서 바라보는 뷰가 좋습니다.
호텔이라는 게 어차피 잠만 자면 되는 곳이고, 커튼 쳐두면 풍경 같은 거 보이지도 않으니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그리 중요한 요소는 아닐 수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열어젖혔을 때 멋진 풍경이 보이는 것 기분 좋은 일이더군요.
얼핏 보면 표준적인 비즈니스호텔의 싱글룸 사이즈인 것처럼 보이는데, 막상 며칠 묵으면서 사용해 보니 꽤 여유로운 공간이었습니다. 가격이 그리 비싼 호텔이 아닌데도 이렇게 좋은 뷰에 넓은 방이라면 가성비가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1층에는 대욕장이 있습니다.
카츠라는 온천 도시가 아니라서 욕탕의 물이 온천수는 아닙니다만, 호텔에 대욕장이 있으면 방에서 씻지 않기 때문에 습도가 높아지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고, 좁은 욕실에서 씻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편하기도 하고, 온탕에 몸을 담그고 피로를 풀 수 있다는 점도 좋습니다.
일본을 여행할 때 같은 조건이라면 대욕장이 있는 호텔을 선택하는 이유죠.
방에는 냉장고가 있습니다만 식수를 무료로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이건 좀 아쉬운 부분이었어요. 게다가 근처에 편의점이 없기 때문에 미리미리 물이나 음료수, 군것질 거리들을 챙겨두어야 합니다. 급한 건 1층에 있는 자판기에서 해결할 수 있긴 합니다.
편의점이 별로 없는 건 호텔의 입지 문제라기보다는, 카라츠라는 도시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편의점이 그리 많지 않아요. 그리고 모든 편의점이 24시간 영업을 하지도 않습니다. 인구가 11만 정도의 작은 도시라서 그런가 봅니다. 한국의 도시 중 카라츠와 비슷한 인구 규모의 도시는 논산시나 나주시 정도가 있겠네요.
도심에서 거리가 좀 있다는 것 말고, 사실 이 호텔에서 가장 귀찮은(?) 부분은 바로 단기 숙박에는 '방 청소'를 해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뭐 사실 방이 그리 더러워지지는 않으니 청소까지는 필요하지 않을 수 있죠. 요즘 이런 호텔은 많으니까요. 하지만 쓰레기통을 비워주고, 타월을 갈아주는 정도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이 호텔에서는 이걸 조금 귀찮은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쓰레기통을 문 앞에 내어두고, 사용한 타월들은 비닐에 넣어서 사진에 보이는 가방에 넣어 문 앞에 걸어두도록 합니다. 그러면 매일 쓰레기를 비워주고 새로운 타월을 저 가방에 다시 넣어 줍니다. 이게 엄청 귀찮진 않으면서도 조금은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입니다.
최근 많은 호텔에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시스템들을 도입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런 시스템도 그 일종인 것 같습니다. 이런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가성비가 좋아지는 것이겠죠.
이 호텔은 확실히 가성비가 좋은 호텔입니다.
시내에서 거리가 좀 멀다는 점이나 투숙객을 조금은 귀찮게 만드는 시스템이 있다는 것이 단점이긴 합니다만, 뷰가 좋을뿐더러 깔끔하고 넓은 방이 있다는 것은 아주 큰 장점입니다. 게다가 대욕장을 쓸 수도 있죠.
저는 다시 투숙할 마음이 있는 곳입니다.
다만, 시내에 있는 같은 체인의 호텔인 카라츠 다이이치 호텔을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같은 체인이니 비슷한 가격과 시스템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아무래도 시내에 있는 호텔이 좀 더 편하겠죠.
언젠가의 여름엔 카라츠 시사이드 호텔에 휴양하러 와보고 싶습니다. 다른 포스팅에서 다시 얘기할 기회가 있겠지만, 넓디넓은 히가시노하마(東の浜) 해수욕장을 완전히 내 것처럼 쓸 수 있겠더라고요.
아, 또 다른 곳으로 얘기가 샜나요. 어쨌든 이번 포스팅은 카라츠에서 호텔을 구하는 얘기였습니다. 카라츠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바로 적절한 호텔은 찾는 것이었거든요. 저는 이번에 묵었던 호텔에 충분히 만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