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가라쓰와 요부코 - #11 가라쓰 고주콘
야마모토야에서 아주 맛있는 사가규를 먹고 나왔습니다. 2차로 어디를 가야 할지 계획도 없는 상태죠. 별생각 없이 가라쓰의 번화가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차가 다니지 않는 작은 골목으로 좌회전했어요. 골목 안에는 불이 켜진 가게가 별로 없었습니다. 이런 곳을 '번화가'라고 불러도 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러다가 불이 켜진, 깔끔한 가게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그곳이 바로 가라쓰 고주콘(唐津ごずこん)입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이 가게가 꽤나 마음에 들어서 두 번이나 방문했습니다. 가게가 깔끔하기도 하고, 교자도 맛있습니다. 와인을 잔으로 마실 수 있다는 점도 좋았고, 무엇보다 점원들이 너무 친절합니다.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었어요.
그저 걷다가 분위기에 이끌려 들어왔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이곳은 교토의 기온 고주콘(祇園ごずこん)과 협업을 통해 오픈한 가게라고 하네요. 기온 고주콘은 다양한 요리를 취급하는 갓포인데요. 그곳의 교자를 가라쓰의 식재료로 재해석해 가라쓰 고주콘의 교자를 만든다고 합니다.
일단 이곳에 방문하면 와인을 한두 잔 마시는 걸로 시작합니다. 잔으로 제공하는 와인치고는 꽤 퀄리티가 좋은 와인들이거든요.
제가 마셨던 것들은 꼬뜨드론(Cote-de-Rhone)의 레드와 베르주락(Bergerac)의 화이트였습니다.
날이 쌀쌀한 겨울이었으니까 꼬뜨드론의 쉬라가 어울리는 시즌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베르주락은 보르도 바로 옆에 있는 지역이라 제가 좋아하는 소비뇽 블랑의 뉘앙스를 많이 가지고 있더군요. 깔끔하게 마시기 좋았습니다.
고주콘은 '교자바'라는 이름을 내세우고 있잖아요. 그래서 대표 메뉴인 교자가 세 종류 있고, 그 외에도 다양한 안주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음식들이 다 깔끔하고 맛있어요.
대표 메뉴 중 하나인 가라쓰 교자(唐津ぎょうざ)는 만두소에 오징어를 넣고, 야채와 함께 오징어 먹물 소스를 끼얹은 교자입니다. 오징어가 씹히는 느낌이 독특하고 먹물 소스 덕분에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또 다른 대표 메뉴 중 하나인 니시키 교자 (錦ぎょうざ)는 돼지고기가 들어간 야끼 교자입니다. 이건 뭐 맛없기가 힘들죠. 사실 저는 가라쓰 교자보다 이쪽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직관적으로 딱! 맛있는 건 역시 야끼 교자예요.
니시키 교자를 먹을 때 식초에 시치미를 뿌린 소스를 주는데 이것도 꽤 매력이 있습니다. 기름에 구운 교자의 느끼함을 싹 잡아주는 역할을 하더라고요.
사가현은 니혼슈로도 유명한 동네니까 이곳에서도 니혼슈들을 좀 마셔보기로 했는데요. 니혼슈의 리스트는 좀 아쉬웠습니다. 나베시마의 토쿠베츠준마이는 이 동네 어딜 가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흔해서 패스, 타키와 오제키는 이 동네 술이 아니라서 패스.
결국 가라쓰의 지자케인 만레이 토쿠베츠준마이 초카라쿠치(万齢 特別純米 超辛口)를 마셨어요. 아주 깔끔하고 마시기 좋은 니혼슈더군요. 그리 비싸지 않은 술이고 가라쓰에서만 마실 수 있는 것 같아서 귀국할 때 한 병 사 오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방문했던 날은 쇼츄도 마셔봤습니다. 저는 원래 니혼슈보다 쇼츄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거든요. 이번 여행에서는 니혼슈를 주로 마시긴 했습니다만, 쇼츄도 궁금하긴 하더라고요.
사진에 있는 술은 가라쓰의 고메 쇼츄, 그러니까 쌀 쇼츄인 다이가라쓰(大唐津)입니다. 소다와리로 마셨는데 괘나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어요. 역시 니혼슈가 유명한 동네는 물과 쌀이 좋을 테니 쌀 쇼츄의 퀄리티도 좋네요.
깔끔하고 분위기 좋은 분위기와 맛있는 교자 그리고 다양한 안주. 퀄리티 높은 잔 와인과 다양한 주종들. 무엇보다도 친절한 점원들 덕분에 이번 여행에서 유일하게 두 번을 찾았어요.
만약, 가라쓰에 다시 방문한다면, 그때에도 또 가고 싶은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