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
사람은 흙으로 빚어져서 잘 깨어진다. 어떤 이들은 이 깨어진 조각으로 무언가를 만들기도 한다. 글을 만들고, 음악을 만들고, 그림을 그린다.
우리가 그런 것들에 울림을 느끼고 사랑하게 되는 것은 우리도 깨어진 곳이 있기 때문이겠지. 깨어진 틈을 메우고 싶어서.
시간을 견디고 남아있는 것들은 혹여나 많이 부서져본마음들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시대를 달리하는 많은 마음들이 그것들로 메워질 수 있다보다.
보이차를 마시려면 반드시 압축된 보이차떡병을 부수어야만 한다.
차나무에서 찻잎을 하나하나 따고 덖고 비벼서 벽돌모양으로 압축하여 오랜 시간 익혀서, 벽돌처럼 딱딱해진 보이차.
얼마전에 산 보이차 전차(벽돌모양)를 칼로 쪼개어 부수고 조금씩 나누어 담았다. 소분하고 남은 보이찻잎은 팔팔 끓는 물에 한번 씻어내고 1분 정도 우려내었다. 진한 흙내음, 흙 색. 너무 뜨거워 조금 식힌 후에 한 모금 넘겼다.
보이찻잎이 시간을 견디며 점점 흙을 닮아가서일까. 그것을 부수어 내 몸속에 흐르게 하는 일은 마치 깨어져 바람이 새어나가는 것처럼 헛헛한 곳을 채우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 묵직한 흙덩이가 조각난 마음을 채운다.
보이차가 사람들에게 가장 오랜 시간 마셔져 오고 있는 이유는, 아마 그런 마음일 것이라 생각한다. 채우고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
산산이 조각나기 전에 잘 보듬고 채워주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조금씩 부수어 낸 보이차를 우려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