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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y Oct 02. 2020

그 별에서 고흐는 어린 왕자를 만났다.

별이 빛나는 밤_빈센트 반 고흐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너무나도 유명한 빈센트 반 고흐의 대표작.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아름다운 그림 하면 이 그림이 빠질 수가 없겠죠.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 생각나는 밤입니다.

 

1888년 2월 20일 온 세상이 눈으로 하얗게 뒤덮였던 날, 프랑스 아를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고흐는 자신의 대표작인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을 비롯해 200여 점의 작품을 남겼습니다.

The Starry Night, 1888,  72.5 x 92 cm, Musée d'Orsay, Paris, France


고흐 특유의 강렬하고 짧은 붓터치와 짙으면서도 찬란한 색감이 별이 빛나는 밤을 동경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별이 빛나는 밤하늘과 도시의 빛이 마치 별처럼 흐드러진 론강의 모습은 마치 하늘과 물의 경계가 없는 듯,

환상적이고, 가고 싶게 만드는, 몽환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어둠이 뒤덮은 밤이지만, 그 안에서도 색을 발견한 고흐는 자신을 꿈꾸게 만들었던 밤하늘을 자신만의 눈빛으로

그려냈습니다. 고흐는 아를의 밤하늘을 참으로 사랑했습니다.

 

그는 사람의 금색 머릿결을 그릴 때에도,  강렬한 파란색을 배경으로 칠하면서

"선명한 파란색 바탕에 대비되어 빛나는 금발의 단순한 조합은 파란 하늘에 떠 있는 별 하나처럼 신비스러운 느낌을 줄 것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The Starry Night, 1888, Van Gogh Museum, Amsterdam, Netherlands


고흐는 별이 빛나는 밤을 완성시키기 전에 스케치를 남겼습니다.

자신을 꿈꾸게 했던 별밤을 아름답게 완성시키기 위한 습작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스케치 자체도 색감과 느낌이 참 좋습니다. 고흐에게 예술적 열망을 증폭시켜주는 특별한 것이었습니다.


"타라스콩이나 루앙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는 것처럼, 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죽으면 기차를 탈 수 없듯, 살아있는 동안에는 별에 갈 수 없다. 증기선이나 합승 마차, 철도 등이 지상의 운송수단이라면 콜레라, 결석, 결핵, 암 등은 천상의 운송수단인지도 모른다."


고흐가 저렇게까지 표현할 수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별에 대한 동경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어쩌면 저 별에 일찍 가기 위해 고흐는 그리도 일찍 세상을 떠났는지 모르겠습니다.



고흐의 작품만큼이나 제가 좋아하는 소설 <어린 왕자>를 또다시 읽으면서 고흐와 어린 왕자가 마치 같은 것을 느끼고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도에서 도시나 마을을 가리키는 검은 점을 보면 꿈을 꾸게 되는 것처럼,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한다.
그럴 때 묻곤 하지, 왜 프랑스 지도 위에 표시된 검은 점에게 가듯
창공에서 반짝이는 저 별에게 갈 수 없는 것일까?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중에서-

 

아저씨가 밤에 하늘을 바라볼 때면 내가 그 별들 중 하나에 살고 있을 테니까, 내가 그 별들 중 하나에서 웃고 있을 테니까.
아저씨에겐 모든 별들이 다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일 거야.
그러니까 아저씬 웃을 줄 아는 별들을 갖게 되는 거야
-어린 왕자 중에서-

슬픔이 많았던 고흐는 어린 왕자가 있어 별을 좋아했던 것 같네요. 어린 왕자의 따뜻한 말이 위로가 됩니다.

그리고 슬픔이 가시고 나면 (슬픔이란 늘 가시게 마련이니까)
아저씬 나를 알게 된 것을 기뻐하게 될 거야.
아저씨는 언제까지나 나하고 친구로 있을 거고 나와 함께 웃고 싶어 질 거야
그리고 가끔 그냥 괜히 창문을 열겠지
-어린 왕자 중에서-


저는 고흐가 어린 왕자를 만난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고흐에겐 밤하늘의 별은 갈 수 없는 슬픈 곳일 수도 있지만, 꿈꾸게 하기에, 반짝반짝 빛나기에 아름다웠던 곳입니다. 그러한 밤하늘이 있었기에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작품도 그리며 예술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겠지요?


여러분은 별을 보면 무엇이 생각나시나요?

아름다운 별을 보면 떠오르는 누군가가 있으신가요?

각자마다의 별이 저 하늘에 그리고 마음속에 있습니다.


"비밀을 가르쳐줄게. 아주 간단한 거야

오직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 어린 왕자-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건 별까지 걸어간다는 것이지.
1888년 6월 고흐의 편지 중에서


고흐의 표현처럼 우리 모두는 이 삶 속에서 결국 죽음이라는 그 끝으로, 별까지 걸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걸어가다가 슬퍼지는,

그런 날에는 어린 왕자의 말처럼 가끔 창을 열고 별을 찾아보세요.


어린 왕자의 말처럼


슬픔이란 늘 가시게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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