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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y Sep 21. 2020

당신과 가고 싶은 미술관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

이제는 그리운 곳이 되어버린 Paris.

마음만 먹으면 열심히 일한 후, 나에게 주는 선물로 늘 갈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당분간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가지 못해 아쉽지만,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여행을 다녔던 시간이 참 감사하고 잘 한일이라 생각이 듭니다. 당분간 못 갈 그곳들을 잊지 않고, 또 여러분에게도 좋은 작품과 미술관을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오늘 소개해드릴 곳은 바로 오랑주리 미술관. 모네의 수련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죠.

제가 파리 미술관 강연을 할 때, 오랑주리 미술관에 대해 이렇게 소개해드렸던 것 같아요.


" 미술에 큰 관심은 없지만 파리에 왔으니, 미술관 한 번쯤 가봐야겠다고 생각하신다면,
  그토록 유명한 루브르와 오르세가 부담스러우시다면, 오랑주리 미술관으로 가시길 추천드려요:)"


이 생각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  특히나 모두가 좋아하는 인상주의 작품들로 가득 차 있고, 너무 크지 않아 오랫동안 머물러야 할 부담이 없고, 가장 중요한 건, 모네의 수련을 마음껏 볼 수 있으니까요.


진정한 인상주의자, 빛의 화가 등 다양한 수식어를 가진 모네의 미술사적인 위치는 시대를 뛰어넘어 지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네가 지베르니에서 43년간 그렸던 그림은 350여 점에 달하는데, 그중 수련을 주제로 그린 그림이 무려 200여 점입니다. 특히, 그중 40여 점은 3m가 넘는 대작들로, 그 작품들을 가장 잘 전시해놓은 곳이 바로 이 곳 오랑주리 미술관입니다. 


Musée de L'Orangerie/ Water Lilies Room/오랑주리_미술관 (출처: 위키미디아)


그림 전체의 총길이는 87m에 달하는 이 공간은, 들어가는 순간 힐링이 됩니다.

실제 연못이 보이는 대로, 빛과 물과 모든 것을 담은 이 작품.

연못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면서도 또 하나의 거대한 추상화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되죠.


아래 작품이 오랑주리 미술관 두 개의 방에 전시되어 있는 수련 대작들입니다:)


The Water Lilies: Setting Sun
The Water Lilies: The Two Willows
The Water Lilies: The Clouds
The Water Lilies: Trees Reflections
The Water Lilies: Clear Morning with Willows
The Water Lilies: Morning
The Water Lilies: Green Reflections
The Water Lilies: Green Reflections

출처  

Paris, musée de l'Orangerie © RMN-Grand Palais (musée de l'Orangerie) / Michel Urtado 



가까이서 보면 추상화 같아 색감에 빠져들게 되는 작품..

실제로 추상표현주의를 예고한 작품들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세잔은 모네를 두고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모네가 가진 것은 눈밖에 없다. 
그러니 얼마나 위대한 눈인가" 

 

모네는 시간의 변화에 따라 색을 달리하는 물 위에 비친 하늘빛과 빛에 따라 변화하는 수련의 모양새를 포착하여 다양하게 그려내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고뇌와 망설임 끝에 세상에 드러난 <수련> 작품의 첫 전시는 1909년 3월 그의 전속화랑 뒤랑뤼엘에서 이루어졌고 전시 제목은 모네 스스로가 지은 '수련:물 위의 풍경 연작'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 는 백수련을 가리키는 학명으로 1895년 팔마르네의 시에 등장했으며, 이를 인용해 모네가 그의 작품에 통칭으로 사용하였습니다. 모네는 수련 작업을 하면서 통상적으로 풍경화에 사용하는 캔버스의 형태를 과감히 탈피하여 정사각형, 직사각형, 수직형, 수평형 등 다양한 형태의 캔버스를 사용하였고 이는 작가가 각각의 작품에 의도했던 빛과 톤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수련의 다양한 실험과 변화의 최종 작품이 바로 오랑주리 미술관에 설치된 <수련 대 장식화>입니다! 순간성과 덧없음, 시간과 날씨와 계절에 따라 변화화는 물 빛과 물 위에 피고 지는 자연의 순간순간들, 모네는 추구했던 우주의 형상이 바로 그의 작은 연못에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수련을 인상주의의 시스티나 성당 벽화라고 불리는 이유겠지요!  * 이 내용은 2007년 6월부터 9월 말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국내 최초로 모네의 전시가 열렸을 때 발간된 도록을 참고하여 적었습니다.  

말년의 모네의 시력은 크게 악화되었지만. 

예술에 대한 그의 응집된 성과는 빛을 발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 끝의 결과물, 수련.   


2007년 한국에서 모네의 전시가 열렸을 때, 설레는 마음으로 방문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2018년 7년 만에 파리에 폭설이 내리던 겨울,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따뜻한 위로를 얻었습니다. 


나는 모든 근심으로부터 벗어나 가장 완벽한 평온함을 즐기고 있다. 그래서 이 곳 평화로운 지베르니에서 영원히 이 상태로 남고 싶다. 

 


즐거움, 행복, 웃음, 기쁨 여러 가지 긍정의 것들이 많지만 

제가 가장 누리고 싶은 것은 "평온함"이라고 생각됩니다. 

어쩌면 모네가 그 평온함을 누리며 그렸던 그림이기에 많은 이들이 그의 그림에서 많은 힐링과 위안을 얻어가는것  아닐까요. 


모네의 그림만큼이나 아름다웠던 노부부의 뒷모습을 기억하며.


그곳에 

함께 가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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