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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y Sep 17. 2020

그녀의 빛은 나를 멈추게 한다

빛으로 시를 쏘는 작가_제니 홀저

"빛으로 시를 쏘는 작가"라는 소개글에 눈이 끌려 , 관심을 가졌던 제니 홀저. (1950~ )

오늘은 그녀의 작품이 생각나는 날입니다.

제니 홀저는 오하이오 출신의 여성 예술가로, 1990 44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미국역사상 여성작가로는 최초로 황금 사자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한동안 푹 빠져 있었다 잊고 있었는데, 문득 그녀의 작품들이 보고 싶어 졌어요.

제니 홀저는 도심 대형 건물에 텍스트를 기반으로 공공미술을 하고 있는 세계적인 개념미술가입니다.

 

빛으로 시를 쏜다.


딱 어울리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그녀의 작품을 먼저 볼까요.

Jenny Holzer,  PROTECT ME FROM WHAT I WANT


 오늘의 제니 홀저를 만든 작품입니다.

그녀는 1980년대 초 뉴욕 한복판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문장을 쏘기 시작했습니다.

(친구가 마침 전광판 관리업체에 근무하고 있었다고 하네요!)


광고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낯선 문장은 점점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게 됩니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욕망과 소유에 집착하는 사람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로도 다가갑니다.


PROTECT ME FROM WHAT I WANT
내가 원하는 것으로부터 나를 지켜주세요

 

그녀의 작품은 대부분이 건축물에 투사되거나 LED 전광판을 이용해 문장을 번쩍이게 투사하는 작업입니다.

그녀는 텍스트 기반의 개념미술을 정착시킨 예술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도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언어에 무뎌진 현대인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싶다"라고 말한 그녀는

자신의 공공미술을 통해 사람들이 예술을 어디에서나 즐기기를 원하죠.


이런 글을 보면, 저 역시 멈추어서 이 글을 느끼고, 내가 느끼는 '너'를 생각할 것 같습니다.


많은 대중들이 오가다가 내가 벽에 투사한 문장을 보고 발길을 멈추고 이를 천천히 읽고 있는 걸 보면 참 좋다. 그 고요함을 사랑한다

-제니 홀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거리 곳곳에 전해지는 메시지는 텍스트를 마주한 개개인에게 각자마다의 의미로 전달되고 받아들여집니다.

수많은 텍스트와 화려한 광고가 넘쳐나는 도시 속에서도,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제니 홀저의 작품.

어쩌면 도시 속 광고보다 화려하지도 않고, 특별한 효과도 없어 보이지만,  그녀의 말대로, 짧은 한문구는 '시'가 되어  그 시를 읊조리게 만듭니다.


짧고 강렬한 메시지를 지닌 텍스트는 지금 나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누군가가 전해주는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합니다. 내가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대신 말해주기도 하죠.


사용된 텍스트들은 작가가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다른 문인들의 시나 작품에서 차용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생각을 다시 하게끔 만드는 정치적이거나 사회적 문제를 다룬 텍스트들을 다루기도 하죠.


미술관에 설치된 제니 홀저의 작품들입니다.  빛으로 만들어진 그의 작품들은 무한대로 확장이 가능합니다.


화려한 빛이 먼저 우리의 관심을 이끌고 의미를 담은 문구들이 우리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의미심장하기도 하고, 낭만적이기도 한 다양한 텍스트가 그녀의 작품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보기에 좋은 것도, 눈길을 끄는 것도 그녀의 예술의 커다란 장점이지만,

많은 이들이 예술이라는 것을 길을 걷는 순간에도 느끼게 해주려고 했던 예술의 공공성,

그리고 텍스트가 지니는 힘을 예술로 표현한 그녀의 언어적, 예술적 능력.

이것이 제니 홀저의 예술이 지금의 경지에 오르게 만든 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니 홀저 (1950~ )


제니 홀저처럼, 도시 한복판에 전광판을 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여러분은 어떤 텍스트를 쓰고 싶으신가요?

어떤 메시지를 전하실 건가요?

갑자기 문득 나 뭐 쓰지,,?라고 생각하셨나요? (이것이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텍스트의 힘. )

있으시다면 제게 댓글로 좀 알려주세요.


요즘을 생각하면,


We can stop it together.
we can fight corona.

이런 말을 쓰고 싶기도 하네요.


제니홀저의 최근 작업 _출처 : https://twitter.com/abeaujon/status/1299153846799937538

실제 제니 홀저 역시 코로나와 정치적 이슈에 관한 메세지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고민고민하다

왜 직접 글을 쓰지 않고 다른 사람의 글을 인용하냐는 말에 글재주가 없어서라고 겸손하게 말했던 제니 홀저처럼 저의 말 대신, 제가 좋아하는 윌리엄 써머셋 모옴의 명언을 쏘아 올립니다.


Life isn't long enough for love and art.

-William Somerset Maug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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