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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꾸밍 May 12. 2021

서글픈 30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낀대

2.30대, 그 어정쩡함

최근에 재밌는 기사를 보았다.

‘라떼는 말이야’를 외치던 꼰대를 보며 절대 저렇게 되지 말자고 다짐했던 1980년 대생들이 1990년 대생들 앞에서 젊은 꼰대가 되어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이한다는 기사였다.


그렇게 꼰대와 젊은 세대 사이에 끼여 있는 1980년 대생들을 ‘낀대’ 라 부른다고 한다.


그 기사를 읽으면서 정말 공감했던 거 같다.

나도 군대식 집단 문화에 익숙한 꼰대와 자기가 손해 보는 것은 절대 못 참는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많이 고민을 했었다.


오늘은 회식이 있다는 말에 퇴근 후 쉬고 싶은 마음을 접고 따라가고, 내가 할 일이 끝났음에도 퇴근하지 않는 선배들을 보며 동기와 커피 한 잔 하며 욕을 하고 선배들이 퇴근할 때 같이 일어났었다. 출근시간에 딱 맞춰 출근하고 퇴근시간이 되면 어느새 안 보인다는 친구네 후배를 단톡 방에서 같이 욕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회사는 팀이기 때문에 내 일이 끝났더라도 팀의 일도 함께 하여야 한다는 선배의 말에 고개도 끄덕였다.


동기들과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도 요즘 애들은 그렇더라며 꼰대 같은 말을 내뱉고는 내심 자기 실속을 챙기는 젊은 친구들이 부러웠다.


나도 퇴근 후 운동도 하고 자기 계발도 하고 싶고, 내 일만 확실히 마무리 지으면 상사와 선배의 퇴근 유무와 상관없이 퇴근하고 싶었다.


워라벨을 추구하고 실천하는 요즘 애들이 진정한 승자로 보였다.


하지만 부러워하면서도 막상 실천하기는 쉽지 않았다.

양쪽 입장을 들어보면 어느 쪽도 틀린 말을 하지 않는다. 월급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 개인이 시간과 체력을 낭비해가며 내 일도 아닌 것을 하는 건 손해 보는 게 맞고, 결국은 회사와 팀의 소속이면 공동체로서 의무를 다해야 하는 것도 맞다.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그 시간에 맞춰서 하는 것도 맞고, 조금 일찍 출근하여 오늘 할 일을 정리하는 것이 좀 더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맞다.


어느 쪽도 틀린 말을 하지 않으니 중간에서 상대편의 입장을 전해주다 보면 낀대가 되는 것이다.


요즘은 조금 내려놓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기준점을 나로 잡고 생각하고 내가 좀 더 맘 편한 쪽으로 행동하려 한다.


하지만 막상 뼛속 깊이 박혀있는 꼰대 기질은 쉬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대신 타인에게 강요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나도 타인에게 휘둘리기보다 내 기준에 맞추어 행동을 하니 내 맘도 편하다.


결국 꼰대도 낀대도 내 생각을 다른 이들에게 강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샌드위치 속처럼 끼여버린 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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