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대, 그 어정쩡함
벌써 삼십 대 중반의 나이이다.
누군가에게는 삼십 대 중반이 ‘아직’이라는 부사가 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벌써' 삼십 대 중반이라니 싶다.
내 주변에는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친구들이 있다.
신기하게도 예전에 들었던 어른들의 말처럼 누구보다 먼저 결혼을 할 거 같던 아이들이 여전히 싱글이다.
그런 친구들에게는 싱글 라이프를 선택한 거라면 결혼은 꼭 필요한 게 아니라고 당부(?)한다.
30대 초반까지는 친구들에게 만나는 사람은 있냐 등 사적인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물었었다.
요즘은 별일 없는지 잘 지내는지 물어보고 별다른 이야기가 없다면 선뜻 먼저 묻기가 어렵다.
대화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게 맞는 거 같기도 하다.
만나는 사람이 있냐고 묻는 게 누군가를 만나라 재촉하거나 질책하는 것처럼 들릴까 싶고 요즘 새로운 소식 없냐고 먼저 묻는 것도 궁금증을 돌려 묻는 게 들킬까 낯 뜨겁다.
꼭 연애, 결혼 소식뿐 아니라 그저 근황을 묻는 게 조심스럽다.
나조차도 남들에게 툭 까놓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것이 한가득인데 다들 그렇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언젠가 마음을 내려놓고 내 이야기를 먼저 할 때가 오겠지, 그럼 그때는 다른 이들도 근황을 스스럼없이 먼저 전해주겠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