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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꾸밍 May 04. 2022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3.철들지 않는 그들의 이야기

아이가 떠나고 반년쯤 지났을 무렵 SNS에서 꽤나 유명한 사람이 나와 비슷하게 아이를 보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 불행은 누구든 겪지 않았으면 하였는데 자주 일상을 훔쳐보던 이가 그런 일을 겪었다는 것이 마음이 많이 아팠다.


그래도 그녀는 꽁꽁 숨어버린 나와는 다르게 다시 일상을 찾았다. 나는 내 가족과 지인들의 걱정의 무게도 견뎌내지 못하는 반면에 수많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의 걱정의 무게를 이겨내고 세상에 자신을 잘 드러내고 있는 그녀를 보면서 많은 힘을 얻었다. 


그녀 이전에 연예인이 나와 비슷한 아픔을 겪어서 위로의 댓글을 달았는데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섣부른 위로 메세지들로 상처받고 겁먹었던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저 마음속으로 그녀를 응원하며 용기를 얻고 있었다.


하루는 그렇게 밝기만 한 것 같았던 그녀가 아이를 이용해 장사를 한다 느니 아이가 아픔에도 사진을 찍어 올리고 아이가 떠났음에도 여행을 갈 수 있냐는 등 주변 사람들의 말에 상처를 받았다며 글을 올렸다.


내가 웃고 놀러 다니며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을 보여주면 ‘쟤는 그런 일이 있어도 잘 놀러 다니네, 맛있는 거 먹고 다니네’ 라며 고깝게 볼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을 비공개로 돌리고 업로드를 중단하였다.


그녀의 글을 읽으며 역시나 그런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놀라웠고 당사자의 귀에 들어갈 정도로 말이 오갔다는 사실에 놀랐다.


마음의 무게가 힘겨운 그대들이여,

타인의 슬픔과 아픔을 밟고 서서 상대적으로 현재 내가 처한 상황이 더 나은 거라고 위안 삼는 가난한 사람들 말에 상처받지 말아요. 그저 그들에게 술자리에서 안줏거리, 카페에서 커피에 곁들이는 디저트 밖에 안 되는 내 마음의 무게를 그들의 말 한마디에 흔들리지 마요.



나의 해방일지 6화

이런 사람도 사는데, 뭐 그런건 아니고

그건 그분께 실례고

내가 남의 불행을 위안삼고 그런 형편없는 놈이긴한데, 근데 그 아저씨한텐 그러고 싶지않다

5만원도 없어서 못뽑았는데 버스까지 놓쳤으면 얼마나 그랬겠냐

어쨌든 양보해준 나 덕분에 버스는 안 놓치고 가셨을테니까

<나의 해방일지 6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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