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자는 모두 자기 얘기를 하고 싶어 쓰는 거야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서의 이 문장에 깊이 공감하여 씨익 미소 짓고 말았다.
나 또한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순간에 정신승리를 하기 위해 글을 쏟아내었던 것 같다. 어찌나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었던 거 같다.
머릿속에 쏟아지는 생각들을 글로 옮겨 두고 저장해두었던 USB를 잃어버린 지 1년여쯤 되었다. 그때그때 다른 곳에 저장해 두지 않은 나의 잘못이 가장 크지만 잃어버리고 나서 나의 생각도 갈 곳을 잃었다.
그렇게 글쓰기를 멈추고 말하기를 시작하였던 거 같다. 그 순간 내가 느낀 감정을 입 밖으로 뱉으며 다른 사람의 무례를 무례로 되갚아주는 연습을 시작하였다. 그래서였던 걸까, 쏟아내듯 쓰던 글쓰기도 멈추었더랬다.
요즘 무의식의 영역에서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하는지 자꾸 악몽을 꾸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짜증이 밀려온다.
노력하지 않는 나의 모습에 화가 나고 있는 거겠지. 알면서도 애써 외면했던 나 자신을 마주하고 안주하고 싶은 마음의 선을 뛰어넘어야 해결될 것을 안다.
원래 생각했던 목차에 맞추어 글을 써보아야지 했던 MBTI의 J에 완벽히 부합하는 계획성을 버리고 그저 내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 글을 툭 던져놓고 가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