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출근을 하는 아내를 태워다 주고 와서 다시 잠을 자고 일어난다. 총량으로 따지면 7시간은 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종일 힘아리가 없고 아무것도 집중할 수가 없다. 피로... 때문이겠지. 침대 혹은 소파에 박제돼 유튜브 삼매경으로 시간을 죽이고 있을 뿐이다. 유익하지는 않지만 유해하다고도 할 수 없는 유튜브질. 쉬고 있는데 더 격렬히 쉬고 싶다는 생각의 실천. 뇌정지를 위한 도피처. 순풍 정주행(순풍 산부인과), 똑살 정주행(똑바로 살아라)으로 하루가 사라진다. 밤 10시가 되어서 반신욕을 하고 나니 이제야 삶에 의욕이 생기고 청량감이 온몸에 스며 든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반신욕을 했으면 오늘 하루가 좀 더 풍요로웠을까. 밀려오는 후회. 인생 동안 무수히 반복한 하루일 뿐이라는 깨달음. 비감의 폐곡선. 순풍과 똑살에 대한 몰입이 죄는 아닌데,,, 왜 이렇게 죄책감이 드는 것인가. 아마도 정신을 명하게 하지 못한 데에서 오는 것인 듯 하다. 정신이 흐리멍텅할 때 무엇이든 내 안으로 들어올 수 있을 때니까. 부정, 음욕, 분노 등등. 필사적인 기도와 적극적인 회개가 필요한 지금 이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