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장인으로 살아온 지난 몇 년의 시간.. '한 번 취업하면 은퇴할 때까지 쭉 다녀야지!!' 하는 처음의 소원과는 다르게, 매 해 빠짐없이 여러 회사의 면접을 보게 된 나 자신을 발견한다. 아무 문제 없이 회사를 다닐 때도, 또는 어쩌다 직업이 없어진 경우에도, 그냥 면접기회가 있으면 보러 다닌다. 리크루터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때도 언제나 두 팔 벌려 환영한다!
그 이유는? 그래야 노동자로서 가장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취업시장은 인력을 사람으로 대하기보단, 거의 하나의 상품으로 본다. 그래서 보이는 몇 가지 특징:
1. 수요/공급 사정에 따라 팔릴 때도, 안 팔릴 때도 있다: 내가 경력도 많고 사람도 잘 다루는 훌륭한 인재인데, 최근에 해고바람이 불어 주변에 나와 비슷한 수준의 사람이 몰려있다? 취업이 바늘구멍 통과하기가 된다. 반대로 내가 딱히 뛰어난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동네에 이 업무를 해 줄 젊은 인력이 손꼽힐 정도로 적다면? 그 직업은 쉽게 내 것이 된다.
2. 지역에 따라 내 가격이 결정된다: 같은 일을 하지만 뉴욕에 사는 사람과 테네시 주에 사는 사람의 급여는 크게 다르다. (요샌 재택근무도 많아서 예외가 좀 있지만, 결국 재택근무 자리는 사무실에 출근하는 일 보단 급여가 낮은 편이다.) 노동자 입장에서 보면 좀 부당할 수도 있는 이야기다. 왜냐면 내가 제공하는 가치는 내가 있는 장소에 상관없이 동일한 가치이니, 어디에 있는 비슷한 수준의 금전보상이 주어져야 말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는 나 말고도 다른 인재를 그 지역 저렴한 값에 구할 수 있으니, 돈을 주는 자의 결정에 따라 나의 몸 값을 받게 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3. 브랜드가 전부는 아니다: 같은 화장품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본 브랜드 제품에 손이 가는 것처럼, 좋은 학교 나와 이름 있는 기업에 들어가면 받을 수 있는 후광 효과는 어디나 있다. 하지만 회사가 진짜 원하는 건, 그들이 필요로 하는 업무의 부분을 내가 채워줄 수 있는지가 전부다. 결국 내가 하버드를 나왔든 맥킨지를 다녔든, 내가 가져오는 경험과 인사이트만 남는다. "감히 xxx대 출신인 나를 무시해?"와 같은 생각은 지금도 앞으로도 더욱 쓸모없어지는 생각이 될 것이다.
그러니 내가 있는 지역이 어디냐에 따라, 지금 내 업무의 수요 대비 공급이 어떤지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급여와 기회가 계속 변한다. 회사원인 나는 이렇게 오르내리는 환경에서 나름 파도타기를 잘 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