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로 살며 마치 머릿속 전구가 켜지듯 알 게 되는 사실 중에 하나는, 사람은 각자가 너무나 다른 사고방식을 갖고 살아간다는 것이었다. 그 다름의 정도가 어쩌면 매우 큰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어느 집단 안에 속하면 비슷한 사람이 되는 것도 물론이고, 심지어 그 안에서도 - 아무리 가까운 가족도, 친한 친구도, 같은 직장을 다니는 동료도 - 나와 모든 것에 대해 똑같이 생각하고 동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가 사는 미국의 미드웨스트(Midwest) 지역에는 태어나서 이 지역을 벗어나보지 않은 사람도 많다. 최근에 이혼하고 자유로운 삶을 사는 우리 옆집 미국 아주머니의 이전 시댁식구들은, 백인이 아니면 대화도 하지 않는 시골의 작은 마을 사람들이라고 했다. "당근이 노랗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굳이 주황색이라고 긴 시간 설득하기를 멈추고, 독립된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는 아주머니의 말이 인상 깊었다.
그렇게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기 힘든 이유는 자아와 관련이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 '이렇게' 사는 것이 '나'라는 사람의 자부심과 연결이 되어있기 때문에 바꾸기가 쉽지 않다.
위의 예시에서는 아주머니 시댁식구들은 '나는 백인이라 우월하다'는 생각이 바로 자부심이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바꾸려 하지 않을 것이다. 또는 명품이나 스포츠카를 고집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이런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남들과는 다른 레벨의 사람이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소비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다른 인생을 살려면 무엇보다 자아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떤 사람이라'라고 정의하는 그것을 내려놓아야 삶이 계속 새로워질 수 있다. 물론 지금 나를 이루는 것이 다 만족스럽다면야 굳이 바꿀 필요까진 없겠지만, 달라지기를 원한다면 내가 자존심처럼 붙들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들여다보고 과감하게 놓을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