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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건 Mar 24. 2016

30대 직장인 3개월 18kg 감량기

[생존 다이어트 1편] 내가 다이어트를 시작한 이유

키 181cm 몸무게 97kg
고도비만


5년 간 지독하게 나를 따라다닌 수식어. 과체중을 넘어선 '고도비만'. 1년에 한 번 건강 검진 때마다 '술 줄여라, 운동해라' 처음 들었을 때는 긴장했다. 계속 들으니 만성이 됐다. "검진 센터 저 의사 양반은 참 돈 쉽게 버네. 나도 저 정도 얘기는 할 수 있겠다" 웃어넘겼다.


운동은 힘들기만 했고, 술은 맛있었다. 술친구와 함께 하는 이야기가 좋았고 안주는 더 맛있었다. 폭음한 다음날 쓰린 속을 붙잡고 해장국 먹는 그 짜릿함이 좋았다. 해장의 개운함을 위해 술 먹고 싶기도 했다. 뱃살 줄어드는 행복보다, 술이 주는 행복이 더 크다고 믿었다. 

 

고도비만이 매우 불편하다고 느낀 건 지난 2015년 7월, 무더위에 가벼운 티셔츠를 입었더니 복부의 장대함을 가릴 수 없었다. 나이 들 수록 유독 배만 튀어나왔다. 그동안은 숨 참으면서 어느 정도 뱃살을 왜곡하고 부인했다. 이제 크게 들숨을 쉬어도 가릴 수 없었다. 


어깨와 허리는 만성적으로 아팠다. 60만 원짜리 경락 마사지 10회권을 항상 끊었다. 나름 VIP 회원이었다. 어느 날 70만 원으로 올랐다. 아내가 말했다. "당신 등 면적이 넓어서 올린 것 같다"고.


8월에는 건강상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허리가 아파 파스 없인 거동이 불편했다. 술을 진하게 먹은 어느 날, 장염이 심하게 걸렸다. 새벽에 화장실을 10회 이상 들락거렸다. 내 몸이 헐어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이어트를 안 해본 건 아니다. 과체중으로 살았던 5년(2006~2010년) 고도비만으로 살았던 5년(2011~2015년) 유행한다는 다이어트는 다 해봤다. 


한 때 홈쇼핑을 장악했던, 허리에 차고만 있어도 뱃살이 빠진다는 '슬렌더튼'에 '원푸드 다이어트' '바나나 다이어트'까지 시늉은 해봤다. '헬스장 3개월 끊고 5일만 가기'도 꾸준히 반복했다. 


9월, 결심하기로 결심했다. 제대로 다이어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짱' 같은 배부른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살기 위해 다이어트해야 했다. 


 바로 집 앞 PT 전문 gym을 찾았다. 운동을 자주 한다는 후배가 말했다. "무조건 집 가까운 데로 가세요. 그래야 한 번이라도 더해요"


PT 상담을 받았다. '30회 180만 원' 에누리 없이 그 자리에서 결제했다. 회원권 양도-이벤트 참여-깎아달라고 조르기 등 후려 칠 수 있는 방법을 모를 정도로 호갱은 아니다.


180만 원, 돈 아까워서라도 이 살들, 꼭 뺀다


PT 30회는 3개월에 걸쳐 진행했다. PT 성적표다.


운동 첫날 체중은 94.7kg (장염의 여파로 97kg에서 줄었다) 마지막 날 체중은 82.4kg. 골격근량은 0.5kg 키우고 체지방량만 줄였다. 


2016년 3월 23일 현재 내 몸무게는 79kg. PT 이후 집에서 꾸준히 운동했고 더 감량했다. 다이어트 이후 다들 말한다. "이제 요요가 올 때 됐는데.." 이제 나는 답한다.


요요 따위 개나 줘.


몸에 아주 많은 변화가 있다. 이제 숨을 참지 않고 다녀도 된다. 셔츠를 바지 안에 집어넣고도 다닐 정도다. 어깨-허리 만성 결림도 사라졌다. 10회권을 30만 원으로 할인해준다고 해도 마사지받을 일 없다. 운동하는 게 더 시원하다. 


운동을 하던 중에도 다이어트에 대한 이야기 연재하고 싶었다.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요요 저주'를 내리는 분들께 당당해지고 싶었다. 이제 때가 된 것 같다. '몸이 바뀐 즐거움'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아래와 같은 키워드로 연재할 예정이다. 


쉽게 빼려 하면 어렵고 

어렵게 빼려 하면 쉽다.


다이어트는 복잡하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스쿼트 100개, 사이클 30분 

죽어도 이건 하고 잔다.


재수없는 한 마디 

"저 다이어트 해요"


맞는 옷이 이렇게 많다니..

이제 백화점에 옷 사러 간다.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난 오늘 운동한다.


술 한 잔 맛있게 먹기 위해

난 오늘 운동한다.


이제 난

운동의 즐거움을 아는 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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