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라하의 별 Aug 31. 2021

외식만 줄여도 절약이 된다

© Bru-nOphotography, 출처 pixabay

외식이 좋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특별하게 의미가 있는 날이거나 가정에서 식사를 담당하는 사람이 몸이 좋지 않거나 또는 어떤 음식이 먹고 싶은데 그 음식을 집에서 요리하기 힘들 때 외식을 하면 행복한 마음이 든다.


외식은 분위기를 바꾸어 주고 가족에게 행복도 줄 때가 있기 때문에 외식이 불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떠한 이유로 돈을 아껴서 모아야 할 때는 외식을 줄이거나 또는 하지 않으면 돈을 모으기가 더 쉬워진다.



나는 요리를 잘 못하는 미니멀리스트이다. 어릴 때부터 편식이 심해서 먹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었고 항상 저체중이어서 엄마의 걱정을 한 몸에 받았다. 내 동생은 표준체중 안에 들고 먹는 양도 평범했지만 항상 저체중이고 잘 안 먹는 나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많이 먹는 것처럼 보였다. 지금도 내 동생은 가끔 본인은 많이 먹는 것이 아니었다면서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이야기를 하곤 한다.


먹는 것에 관심이 없는 나는 그래서인지 요리를 잘 못한다. 어떤 분야든 관심이 있어야 잘하게 되는 것 같다. 쿠키 몇 개와 커피로 식사를 대신할 때도 많아서인지 집을 떠나 청춘시절에 독일에서 공부할 때도 요리 실력이 많이 늘지는 않았다. 그곳에서 만난 유럽 여기저기에서 온 친구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기숙사 주방에서 몇 가지 요리를 가르쳐 준 것이 내 요리 실력의 전부일 듯하다.


한국 요리는 나에게 너무 어렵다. 특히 "갖은양념"이라는 단어는 내 머릿속이 하얗게 된다. 나는 양념의 적당한 비율도 잘 몰라서 나의 집 주방에는 저울이 있다. 일일이 저울에 달아서 하는 내 요리는 느릴 수밖에 없다. 엄마에게 전화로 요리방법을 물은 적이 있는데 내 엄마는 설명을 해 주다가 너무 힘들어서 동생에게 전화하라고 포기하였다.

한 스푼을 넣으라는 것이 어느 정도 양인지 가늠이 잘 안돼서 내가 자세히 질문했는데 설명이 힘들어진 엄마의 포기 선언이었다.



이렇게 요리를 힘들어하는 나이기에 맞벌이를 할 때 외식이나 배달식의 횟수가 잦았고 나는 반찬가게에 단골손님이 되었다. 맞벌이를 할 때는 아이가 어렸기에 내 아이에게 시간을 들여서 함께해 주고 싶었다. 요리에 긴 시간을 사용하는 나는 어쩌면 시간을 돈을 주고 산 것과 마찬가지였을 것 같다.


내가 건강상의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고 외벌이가 되었을 때 내가 가장 고민하였던 부분이 "외식비"였다. 외식을 한번 하는 돈으로 장을 보아서 집밥을 만들어 먹으면 3~5일 정도 먹을 수 있기에 외식비가 아깝게 생각이 되었다. 간편하게 데워먹을 수 있는 레트로 식품을 구입해서 집에서 먹어도 외식비보다는 저렴하게 들었기에 나는 다양한 방법으로 외식이나 배달식을 하지 않고 집밥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내었다.


반찬가게에서 반찬을 사 와도 외식이나 배달식보다는 훨씬 저렴하게 들었다. 그리고 마트에서 파는 캔에 들어있는 반찬도 내 가족은 평소에 먹는 양이 많지 않아서인지 유용했다. 냉장고 안에 반찬만 있어도 외식이나 배달식을 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밥을 한 번에 많이 해서 글라스락에 담아 냉동실에 얼려두고 전자레인지에 데워먹으면 밥이 없다는 핑계로 외식하는 것도 막을 수 있었다. 그리고 요즘에는 갖은양념을 따로 제품으로 만들어서 파는 것이 있다. 나는 그 양념을 구입해서 요리할 때 사용한다. 편리하기도 하고 맛이 보장되어서 좋다.


캔에 들어있는 반찬, 만능 양념장 소스

가계부에서 외식비와 배달 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 가정마다 다르지만 조금만 관리를 안 하면 일반 식비보다 커질 때가 많다. 돈을 모으려면 습관이 중요한데 집밥을 해서 먹겠다고 생각하고 실천에 옮기면 식비도 절약이 되고 다른 부분도 함께 절약이 된다. 식비를 절약하려는 마음가짐이 유지가 되면서 다른 것도 함께 절약이 되는 것이다.


가계부에서 외식비와 식비가 줄여지면 모을 수 있는 돈이 많아진다. 나는 외벌이를 할 때 외식비와 식비를 줄여서 돈을 모으는 것에 속도를 내었다. 그리고 더 많이 줄이게 된 계기는 작년 코로나가 발생하고 외출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면서부터 외식과 배달식을 일절 하지 않게 되었다. 서서히 식비가 줄어들어서 현재는 한 달에 25만 원~45만 원 선을 유지한다. 이것에는 생필품을 포함한 가격이며 3인 가족 기준이다.


베란다에서 키운 바질이 들어간 샐러드 & 돼지고기 스테이크, 김치볶음밥 & 커피
채소볶음 & 달걀 프라이 &  된장찌개, 핫도그
연어 스테이크 & 샐러드 & 봉골레 파스타

외식을 하지 않지만 외식하는 기분을 내고 싶을 때는 집에서 내 기준으로 예쁘게 차려내어 음악을 틀어놓고 식사를 한다. 예쁜 그릇에 정성스럽게 담아서 소꿉놀이하듯이 식탁에 플레이팅을 한다. 집에 꽃이 있을 때는 꽃도 식탁에 놓아두고 여행지에서 구입한 CD를 틀어서 기분을 낸다. 마치 여행지의 어느 카페에서 브런치를 하는 기분을 내는 것이다.


그렇게 외식과 배달식을 하지 않고 모은 돈으로 작년부터 주식을 사서 모아 보았다. 식비에서 아껴진 돈으로 대한항공 주식을 사서 모아본 이유는 내가 아낀 돈이 시각적으로 볼 때 얼마나 모이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현금으로 모아도 알 수 있지만 작년에 주식을 시작한 나는 1주에 2만 원대 후반인 대한항공을 모으면서 수량이 늘어나는 기분을 내보았다. 그리고 코로나가 종식되면 다시 여행을 떠나게 될 것이고 대한항공 주식을 매도해서 여행을 떠나는 기분 좋은 상상으로 모아보았다.


줄여진 식비로 대한항공 주식을 모아보았다

쉽게 사라질 수 있는 돈이 대한항공 주식 400주로 모였다. 식비와 생필품의 비용을 줄여서 모아진 것이다.


돈을 모으고 싶다면 가장 손쉽게 줄일 수 있는 외식과 배달식을 하지 않고 식비를 줄여보는 것은 어떨까.






http://brunch.co.kr/@juwelrina/197


http://brunch.co.kr/@juwelrina/191


http://brunch.co.kr/@juwelrina/12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