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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명진 Sep 12. 2016

염쟁이 유씨를 통해 삶을 돌아본다~!!!

-연극 [염쟁이 유씨]를 만나다.


"  산 사람이 더 무서운 벱이여. 죽은 사람이 사기 치는 거 봤어?

송장이 사람 죽이는 거 봤어? 죽은 사람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두려워하지 말어. 산 사람이 무섭지 죽은 사람이 뭐가  무서워?"

자신직업이 죽은 사람을 염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염장이 유씨가

관객을 향해 던진 말이다.

가장 가슴에 남는 말이다.

그러게, 산 사람이 무섭지. 죽은 사람이 뭐가 무섭단 말인가?

[토지]에서도 '죽은 자는 말이 없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잘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잘 죽지 않겠는가.





남편과 연극을 보러 갔다가 9월에

[염쟁이 유씨]를 한다는 광고를 보았다.

제법 많은 시간을 들었던 연극이었지만 정작 관람을 못했었는데...

문득 친구가 생각나 친구에게 문자를 띄웠다. 친구의 생일에 함께 보고파서...

"연극 볼래? [염쟁이 유씨]~!!!

무척 보고 싶었던 연극이야. 내용 한 번 검색해봐."

친구에게서 오케이 문자를 받고서 찬찬히 연극에 대해서 검색했다.

아뿔싸~~!!

친구의 생일에 보기에는 조금 무거운 이야기...

다시 문자를 넣었다. 다른 걸로 봐야 할까...?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다.

"생일에 봐야 할 내용이네. ㅋㅋ

한 번씩 생각해 볼 일이여. 나는 나의 가상 장례식

이런 것도 해보고 싶더라..."


퇴근을 하고 친구를 데리러 가는데 갑자기 쏟아지는 비.

그냥 내리는 비가 아니라 쏟아붓는 비.

와이퍼를 돌리는데도 겁이 났다.

이건 뭐지....!!!

가뜩이나 시간에 쫓길까 걱정을 했는데 비까지 훼방을 놓다니...

마음이 좀 무거웠다. 연극도 무거울 텐데...

친구에게 좋은 마음으로 함께 하자고 했다가

공연히 친구 마음이 아플까 봐 걱정인데 날씨가 한몫을 했다.

"눈물 나겠지만, 그래서 더욱 현재를 잘 살아야지."

라는 친구의 긍정 문자에 용기를 냈는데...

감사하게도 공연장 인근에 왔을 땐 비는 성글어졌고

간단하게나마 저녁식사를 할 여유도 남아 있었다.

다행이다.



모노드라마~~!!

1인이 어떻게 90여분을 혼자 공연을 하지?

과연 그만큼 흡입력이 있을까?

그럼에도 지금껏 이어온 찬사는 공연히 있지는 않겠지 하는 마음과

죽음이라는 것을 통해 지금의 삶을 돌아보고픈 마음까지...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유순웅님은 90여분 동안

나를 웃겼다 울렸다 휘저었다.

온몸이 흠뻑 젖도록 열연을 하는 유순웅님~!!!

관객과 함께 호흡하면서도 당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절대 놓치지 않는 분.


죽음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공연을 보면서 부모를 앞세우고 먼저 간 장애아를 떠올렸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친구를 떠올렸다.

그리고 장애 자식 때문에 눈도 감지 못할 거라는 장애부모를 떠올렸다.

어떻게 눈을 감냐고???
그러면 어찌 죽지 않을 수 있냐고...???

죽음은 누구에게나 오는 거야. 막을 수 없지.

마지막 모습이 아름다워하는데 그것만큼 커다란 욕심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주어진 삶을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서 즐기는 것이 그 답이 아닐까?

아무 짓도 하지 않는 죽은 사람을 무서워할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내가 혹여 다른 이에게 무서운 존재가 되지 않도록 해야지.

삶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이니까.



공연장에 입장하면서 순간 싸한 느낌이 들었었다.

무대 장치를 보니 문득 숙연해지는 느낌~!!

내 삶을 이렇게 돌아봄도 좋다.

'잘 살아야지.'가 결국 내가 낸 결론이었다.

혼자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잘 사는 것...!!!

혼자 행복하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생일에 좀 무거운 연극을 본 것이 걱정이었는데

생각 외로 친구도 잘 보았다니 다행이다.

그리고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문득,

며칠 전 암수술을 마치신 친구 어머님 병문안을 갔다가 만난 글귀가

가슴으로 파고든다.



'지금까지'가 아니라 '지금부터'입니다.


때때로 자신의 과거 때문에 자신의 현재까지 미워하는 사람을 보게 됩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되돌릴 수 없는 이미 흘러간 시간을 가장 아쉬워하고 연연해하는

반면, 가장 뜻깊고 가장 중요한 지금이라는 시간을 소홀히 하기 쉽습니다.


과거는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다시 돌아오는 법이 없는 이미 흘러간 물과도

같을뿐더러 그것이 아무리 최악의 것이었다 해도 지금의 자신을 어쩌지는 못합니다.


우리가 관심을 집중시켜야 할 것은 지나온 시간이

얼마나 훌륭했는가 하는 것이 아니라

남겨진 시간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입니다.


자신이 그토록 바라고 소망하는 미래는 자신의 과거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우리 인생의 목표는

'지금까지'가 아니라 '지금부터'입니다.


       -작자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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