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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r Mar 13. 2021

 JTBC 방송 출연을 해보다. 인터뷰하고 이불 킥

나는 대기업 디자이너 11년 차이면서 예전에 해보려고 JTBC 방송 안영미 손담비 편에

디자인팀의 팀원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


그때는 첫째를 낳고 복직한 막 바로 여서 얼굴이 엄청 크고 몸이 코끼리처럼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내가 디자이너로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매우 감사하며 방송에 출연하였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이 나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학교는 시각디자인 학부를 졸업하였지만 시각디자인 학부 안에서도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많기에 나는 내가 진짜 순수미술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 싶은지, 편집디자인의 일을 하고 싶은지  광고디자이너가 되고 싶은지 고민을 많이 하였다.


나는 그리고 지금 최종적으로 패키지 디자인의 일을 하고 있다.

본인이 어떠한 디자인에 조금 더 관심을 갖고 할 수 있는지 신중히 고민해보고 선후배들도 만나보면서 상담도 해보며 진로를 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만약 나에게 진로를 상담한다면 나는 적극적으로 상담해 줄 수도 있다.


진로는 진짜 중요하다.

그 선택한 진로가 내 미래를 1년을 정할 수 도 있고,

 10년을 정할 수 도 있고,

 20년, 30년을 정할 수 도 있는 일이기에 말이다.


물론, 미래는 알 수 없지만.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해보려고 출연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첫째를 낳고 6개월 만에 복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한 달 정도 된 것 같다.  

JTBC 해보려고를 촬영하려고 디자인팀에 카메라를 설치해야 한다고 한다.

얘기만 듣고 전날 나는 퇴근을 하였다.

다음날 회사에 와보니 내 자리에만 카메라가 2대가 설치되었고, 우리 팀에 카메라가 4대가 설치되었다.

그리고 내가 업무를 보는 모든 순간을 카메라로 모니터링되고 있었다.

카메라를 의식하지 말라고 하나 카메라가 자꾸 보이니 의식을 안 할 수가 없다.

카메라를 나는 어느 순간부터 거울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카메라가 많이 장착될지 알았다면 수박에 줄이라도 긋고 오는 건데.. 아뿔싸.

출산을 하고 6개월 살을 다 빼지 못하고 복직을 하니 나는 그야말로 코끼리였다. 하지만 우울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 이 순간을 즐기자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큐사인이 들어가니 리얼이었다.

어떠한 대본도 없이 어떠한 질문을 받을지도 모르고 긴장상태로 업무를 시작하였다.

안영미와 손담비는 회사 체험을 하면서 신입직원으로 채용이 된 것이다.

진짜 업무를 하듯 디자인 의뢰를 하고 콘셉트를 나에게 말해주기 시작했다.


상품명은 콩 가루지기... 나는 내가 잘못 들은 지 알았다.

그래서 나는 안영미 엠디님에게 물었다.

"콩가루 지기요?"

"지기 싫어하는 남자들을 위한 상품입니다"

나는 내가 잘 못 들은 지 알았고, 11년 차 디자이너 생활에서 이러한 당황스러운 일은 없었다.


일단 당황스러웠지만 태연한 척 디자인을 했고 그 모습이 적나라하게 촬영이 되었다.

정말 연예인들이기에 참신한 아이디어였고 재미있는 하루의 업무였다.


그리고 방송을 본 분들이 연락이 진짜 많이 왔다.


50명도 넘게 그날 연락을 받은 것 같고 나는 그날 사실 방송 시청을 못했다.

쥐구멍이 있다면 숨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말을 한 것이 이불 킥으로 계속 생각나기 때문에 그날 본방을 놓치고 다음날 재방송으로 시청했다.


그날 제작진들도 콩가루 지기 상품명이 어떠했냐고 나에게 인터뷰 요청을 했다.

리얼이었고, 나는 인터뷰를 리얼로 응했고 리얼로 대답하며 방송을 찍었다.


(궁금하시면 해보려고 방송을 시청해 주시면 됩니다.)


 디자이너는 이렇듯 어떠한 상품을 요청할지 그리고 어떠한 디자인이 될지 간음할 수 없다.

그때그때 요청이 다르며 요청하는 분들의 스타일도 다르고 더군다나 시간싸움이기에 머리로는 생각을 하고 두 손은 민첩해야 한다.


그러나, 때로는 비전문가들이 나에게 질문을 한다.


"포토샵 일러스트 살짝 할 줄 아는데 또는 디자인 학원 다니면 디자인할 수 있을까요?"

나는 그럼 그들에게 답문 한다. "디자인을 할 수 있냐고요?" "요리를 잘한다는 것은 레시피만 안다고 모두 똑같은 요리가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작은 차이가, 미묘한 그 차이가 맛의 차이로 나는 것이고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음식 맛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디자인 역시 디자인 툴만 다를 줄 아는 것은 좋은 디자인이랑은 다른 개념입니다"라고 말했다.


나도 이러한 전문가가 되려고 대학교 학부 4년, 대학원 과정 3년을 거쳐 지금의 이 자리까지 왔다.

그동안 무수한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그것은 차차 풀어내려 한다.


그러한 우여곡절의 세월을 어떻게 디자인 툴을 안다고 디자인 학원을 몇 개월 배운다고 따라올 수 있을까?

그것은 전문가가 되기 위한 과정일 뿐 전문가는 될 수 없다.


냉정하다고 들릴 수 있지만 그러한 각오로 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쉽게 디자인을 생각하면 금방 제풀에 꺾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디자인은 체력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단 하나의 좋은 디자인이 나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시안을 여러 번 수정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절대 도깨비방망이처럼 뚝딱 바로 좋은 디자인이 나올 수는 없다.

단, 아이디어가 너무 좋고 그날 컨디션이 너무 좋다면 그건 최적의 디자인이 나올 수 도있다.


디자인이란

답이 없다.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이 생긴 건 아닌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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