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사랑은 닮아가는 거야

by 피망

환한 불빛이 내게 물었어

왜 너는 빛이 나지 않냐고

왜 나는 어두컴컴하냐고

그 사실이 너무 두려워서

숨어버리고 말았어.


그 빛은 너무 밝았어

나를 밝혀줄 거 같았어

불빛이 떠나버릴까 봐 무서워서

그래서 무작정 도망쳤어

어둡고 어두운 지하로 말이야


그런데 내게 불빛이 붙었나 봐

서서히 불이 커졌어

무언가를 연소시키며 살아나는 불빛인데

아무것도 타지 않았어

나는 이제 밖으로 나갈 수 있어


나의 불빛을 찾아갔어

당당하게 옆에 있을 수 있어서


그 자리엔 아무것도 없었어

아니, 검은 재가 있었어

본래의 나보다 훨씬 어두운 재가




아, 내가 나의 불빛을 죽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