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들
우울증 처방약 4일,
뒤척임 없이 잠들고 꿈 없이 깨어나는 아침이
이어졌다. 온몸에 퍼진 근육통에 짧은 신음이 나오지만
홀린 듯 일어나 운동을 갔다. 4일째 가보는 운동, 같은 시간대에 꼭 계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그간 운동 하나
하기 어려워 버벅거린 게 우습기도 하다. 쉴 필요도, 계획을 딱히 준비할 것도 없다. 그냥 이어가면 된다.
-
오늘은 나가서 점심을 먹었다. 하루에 한 끼, 많으면
두 끼를 먹는데 오늘의 귀한 한 끼는 돈까스였다.
낡은 푸드코트에서 옛날식으로 내어주는 돈까스,
주문하면 만들어내는지 한입 물자마자 기름도 흠뻑
나오는 게 아주 묘하다. 케요네즈에 양배추, 푹 삶긴
마카로니에 허연 소스, 급식에 나올 법한 스파게티와 생선까스까지 나오는 정식메뉴는 양이 엄청났는데
어째 두 번은 못 갈 맛이다. 느끼함이 이 저녁까지도
이어져서 종일 고생이다.
먹고 나오는 길에 거리를 좀 걸었는데,
지하철역 앞 광장에서 큰소리가 났다.
-한 번 하던가!!! 씨 바 ㄹ ...(어쩌구...)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맞짱을 신청하는 남자들의
언어가 들렸는데 바로 또 누군가가 그를 말리는가 보다.
-야 야~~~ 좋은 자리에서 왜 그러냐~~~ 하지마러~
소리 나는 쪽을 보니 노숙자들이 광장 바닥에 둘러앉아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날이 추워 차갑기만 한 바닥에
술병과 과자를 늘어놓은 그들은 자신과 어떻게 타협을
했을까 궁금하다. 좋은 자리, 좋은 기분을 갖는 거 그리
어렵지 않은 걸지도 모르겠고. 누가 더 행복한 지도 감히 말해선 안 될 일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