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현지인들은 어떤 곳에서 살까?
예배가 연락이 왔다.
“언니, Do you want to have dinner at my place? (우리 집에서 저녁 먹을래?)”
“I would love to! (좋아!)”
예배는 자신의 집 주소를 보내주었다. 처음으로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아 본 것이다. 나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예배는 집을 찾지 못할까 날 데리러 왔다. 예배의 집은 학교에서도 2시간 정도 떨어져 있었다. 버스를 두 번 정도 갈아타니 빌딩이 빼곡한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예배는 한 아파트로 나를 안내했다.
“Welcome! (환영해요!)”
예배의 부모님은 웃으며 나를 반기셨다. 벌써 탁자 위에는 음식이 가득했다. 찜닭과 조개탕, 채소볶음 등등 다양한 홍콩 음식들에 상다리가 부러질 것 같았다. 난 그전에 집 크기에 깜짝 놀랐다.
‘작다!’
예배 부모님께서 서 있는 그것만으로도 집은 꽉 차 보였다. 소파 바로 앞에 텔레비전이 있었고, 중앙엔 저녁을 먹을 테이블이 있었다. 따로 테이블을 놓을 자리가 없어서 한쪽은 소파에 앉아야 했고, 나머지 한쪽엔 접이식 의자에 앉아야 했다. 홍콩에는 집값이 너무 비싸고 가정집 대부분이 작은 공간에서 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평범한 홍콩 가정에 방문해보니 공간이 얼마나 작은지 실감이 되었다. 4인이 사는 가정집이 서울 고시원만 했다.
나는 놀라지 않은 척을 하며 자리에 앉았다. 진수성찬이었다. 군침이 돌았다.
“Thank you very much for the food. (음식 차려주셔서 감사해요!)”
예배 부모님께 인사드렸다. 한쪽에서 예배 오빠가 나왔다.
“Hello! (안녕하세요!)”
이후에는 별다른 말이 없었다. 예배 오빠는 영어를 잘 못 한다고 하더니 그래서 그런 거였다. 부모님도 영어를 잘하시지 않아 예배가 중간에서 통역을 해주었다.
다섯 사람과 음식이 가득하니 집은 꽉 찼다. 난 오랜만에 집밥을 먹었다. 모든 요리에 정성과 사랑이 들어가 맛있었다. 난 연신 맛있다며 말했다.
“When I was an exchange student in Korea, my friend also invited me to her house. Her mother made me 감자전. It was so good. (내가 한국으로 교환학생 갔을 때, 내 친구가 나를 집에 초대해줬어. 친구 엄마가 감자전 만들어 주셨는데, 너무 맛있었어.)
그래서 예배도 날 초대하고 싶었다고 했다. 예배 덕분에 홍콩 가정식도 맛보고, 아파트도 구경할 수 있었다.
“Thank you very much!”
데려다주려는 예배를 만류하고 나는 집을 나왔다. 오랜만에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은 기분이었다. 이제 홍콩 친구들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많은 홍콩 친구들은 홍콩 탈출을 원했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자본으로 홍콩의 물가는 급히 상승했고, 집값도 무시무시하게 비쌌다.
나는 홍콩의 주택 문제에 관심이 생겼다. 학교로 돌아온 나는 홍콩 주택 문제에 대해 더 찾아보았다. 인터넷으로 본 홍콩의 주택 문제는 훨씬 더 심각했다.
‘홍콩 집값 세계 1위’
‘초소형 아파트, 관속의 집, 케이지 집’
홍콩은 주거 공간이 극심하게 부족하고 주택 가격이 높아 심지어는 맥도날드에서 사는 ‘맥도날드 난민’까지 생길 정도였다. 생각해보면 저녁때 보이는 아파트의 빛은 굉장히 촘촘한데, 더 좁은 공간에 더 많은 주거 공간을 만들기 위해 천장을 낮게 구성한 것이었다.
홍콩의 화려한 야경의 뒷면에 슬픈 초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