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카가 달릴 도로가 없다.
5분 만에 끝나는 해외송금, 수수료는 1/10.에 끝나는 해외송금, 수수료는 1/0.5분 만에 끝나는 해외송금, 수수료는 1/10.
기업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줄 것처럼 보이는 마법, 바로 '스테이블코인 결제'입니다. 공급망 전체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많은 기업이 그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처음 이 기술을 접했을 때, 대부분의 실무자는 이런 고민을 합니다.
"이걸 도입하면 회계 처리는 어떻게 해야 하지? ERP에 연동은 될까?"
실제로 스테이블코인은 회계적으로 '현금'이 아닌 '무형자산'으로 취급됩니다. 그래서 결제를 할 때마다 자산의 취득원가와 시장가치를 비교해 '처분손익'을 계산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 추가됩니다. 분명 번거롭고 어려운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 눈부신 기술 앞에 우리는 훨씬 더 근본적이고 중요한 질문 하나를 빠뜨렸습니다.
"그래서, 이거 합법인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대한민국에서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으로 무역 대금을 지급하는 것은 외환거래법 위반이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힐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두 문제의 차이는 명확합니다.
회계 처리의 복잡성: 이것은 '어떻게(How-to)'의 문제입니다. 어렵고 번거롭지만, 전용 솔루션을 도입하거나 회계팀의 역량을 강화하면 어떻게든 풀어낼 수 있는 실무 과제입니다.
외환거래법 위반 리스크: 이것은 '해도 되는가(Go/No-Go)'의 문제입니다. 행위 자체가 법의 테두리를 벗어날 수 있기에, 시도조차 할 수 없는 근본적인 장벽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 법이 스테이블코인을 '화폐'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업이 은행을 거치지 않고 반복적으로 해외에 대금을 보내는 행위는, 국가의 허가 없이 환전 업무를 수행하는 미등록 외국환 업무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법이 허용하지 않는 길을 갈 수는 없습니다.
이 상황은 '운전면허'와 '운전 기술'의 관계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회계 처리 능력은 '운전 기술'과 같습니다. 복잡한 도로를 사고 없이 빠져나가는 노하우이자, 좋은 차(회계 시스템)가 있다면 더 향상될 수 있는 역량입니다.
반면, 법률적 허용 여부는 '운전면허' 그 자체입니다. 면허가 없다면 아무리 뛰어난 운전 기술을 가졌어도 핸들을 잡는 순간 불법이 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차를 어떻게 운전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지만, 정작 우리에게 '그 차를 운전할 면허가 있는가'를 먼저 확인해야 했습니다. 현재로서는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법규는 아직 우리에게 그 면허를 발급해주지 않았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 가져올 비즈니스의 혁신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기업이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을 어떻게 회계 처리할까?"가 아닙니다.
"언제쯤 이 기술을 합법적으로 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까?"
"우리의 법과 제도는 이 변화의 속도를 어떻게 따라잡을 것인가?"
기술은 이미 저만치 앞서 달려 나가고 있지만, 그 기술이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법의 도로'가 깔리기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 기업의 혁신은 기술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지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