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별 재고관리 시스템

산업별 재고관리 흐름 비교 분석: 같은 길, 다른 걸음

by 구매가 체질

모든 제조업의 재고 흐름은 입고 → 품질 → 생산 → 출고라는 대동맥을 따릅니다.


하지만 이 혈관 속을 흐르는 피의 종류와 속도, 그리고 흐름을 통제하는 방식은 산업의 DNA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각 산업이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같은 단계도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됩니다.


1. CDMO / 제약 산업

핵심 목표: 완벽한 추적성을 통한 규제 준수 및 데이터 증명

전체 흐름: 공급사/고객사 ➔ [자격 심사] 입고 ➔ [강력한 관문] 품질시험 ➔ [기록/증명] 생산(WIP) ➔ [데이터 패키지] 출고 ➔ 고객사


① 입고: 단순한 수량 확인을 넘어 '자격 심사'에 가깝습니다. 사전에 승인된 공급업체의 자재만 받을 수 있으며, 모든 컨테이너의 상태와 서류가 GMP 기준에 부합하는지 엄격히 검토합니다. 입고 즉시 모든 자재는 시스템과 현실에서 시험 대기라는 꼬리표를 달고 격리됩니다.


② 품질시험: 가장 강력한 관문역할을 합니다. 이 단계의 지연은 전체 생산 계획을 중단시킬 수 있습니다. SCM이나 생산 부서가 아닌, 독립된 품질 부서(QA)의 시스템 승인 없이는 단 한 개의 드럼도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습니다. 모든 결정은 QMS를 통해 ERP에 기록되고, 이는 법적 증거가 됩니다.


③ 생산(WIP): 기록과 증명의 과정입니다. 어떤 원료 로트가, 어떤 설비에서, 어떤 작업자에 의해 투입되었는지 모든 정보가 MES/EBR 시스템에 실시간으로 기록됩니다. 재고의 물리적 이동보다 이력 데이터의 정확한 연결이 더 중요합니다.


④ 완제품/출고: 제품 출하가 아닌 데이터 패키지출하에 가깝습니다. 제품과 함께 배치(Batch)의 전체 생산 이력과 품질 시험 결과가 담긴 CoA 등의 문서가 함께 전달되어야만 출고가 완료됩니다. 콜드체인 등 검증된물류가 필수적입니다.


2. 전자 / IT 제조업

핵심 목표: 속도와 정밀한 부품관리

전체 흐름: 공급사 ➔ [속도/정확성] 입고 ➔ [라인 중단 방지] 품질시험 ➔ [BOM 관리] 생산(WIP) ➔ [글로벌 분배] 출고 ➔ 권역별 물류 거점


① 입고: 속도와 정확성이 생명입니다. 수천 개의 부품(SKU)이 전 세계에서 동시에 쏟아져 들어오므로, 바코드 시스템을 통해 최대한 빨리 정확한 부품을 식별하고 입고 처리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정전기(ESD) 방지 등 부품 특성에 맞는 취급이 중요합니다.


② 품질시험: 생산 라인 중단 방지가 주 목적입니다. 제약처럼 법적 강제성이 있는 전수 검사보다는, 통계적 샘플링(AQL)을 통해 신속하게 양품/불량을 판정하고 생산 라인에 부품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 데 집중합니다.


③ 생산(WIP): 복잡한 BOM(자재명세서) 관리'의 정점입니다. 수시로 발생하는 설계 변경(ECO)에 따라 올바른 버전의 부품이 투입되는지 관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MES는 제품 시리얼 번호 단위로 어떤 부품이 사용되었는지 추적합니다.


④ 완제품/출고: '글로벌 동시 출시'를 위한 물류 관리가 중요합니다. 전 세계 권역별 물류 거점(Hub)으로 정확한 물량을 분배하고, 시리얼 번호 기반의 추적을 통해 보증 및 서비스를 관리합니다.


3. 소비재 / 식음료 (FMCG / Food & Beverage)

핵심 목표: 유통기한(Shelf-life) 관리와 재고 회전율 극대화

전체 흐름: 공급사 ➔ [대량 신속 처리] 입고 ➔ [안전/신선도] 품질시험 ➔ [FEFO/효율성] 생산(WIP) ➔ [대규모 유통] 출고 ➔ 유통 채널


① 입고: '대량 신속 처리'에 초점을 맞춥니다. 주로 팔레트 단위로 입고되며, 유통기한(소비기한)을 정확히 시스템에 입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② 품질시험: '안전과 신선도'가 기준입니다. 미생물 검사, 관능 검사 등 제품의 안전성과 직결되는 항목을 신속하게 검사합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해당 로트를 '보류(Hold)' 처리하여 출고를 막습니다.


③ 생산(WIP): '수율(Yield) 관리와 효율성'이 핵심입니다. 대규모 배치(Batch) 단위로 연속 생산이 이루어지므로, 원료 투입 대비 생산량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스템은 선입선출(FIFO)보다 선입선출(FEFO, First-Expiring, First-Out) 로직에 따라 움직입니다.


④ 완제품/출고: '대규모 유통 채널 공급'이 주를 이룹니다. 대형마트, 편의점 등 각 채널의 주문에 맞춰 케이스/팔레트 단위로 신속하게 피킹하고 출하합니다. 냉장/냉동 제품의 경우, 제약만큼 엄격하진 않아도 정해진 온도 유지를 위한 콜드체인이 필수적입니다.


결국 성공적인 SCM 시스템 구축의 첫걸음은 기술 트렌드를 좇거나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비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비즈니스의 가장 본질적인 질문에 답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재고는 고객에게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가?""우리의 재고는 고객에게 어떤 '속도'로 닿아야 하는가?"

"우리의 재고는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약속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해질 때, 수많은 시스템과 솔루션들 사이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 또한 명확해질 것입니다. 시스템 도입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비즈니스의 존재 이유를 묻는 철학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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