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절감을 넘어 재무적 가치 창출로, SCM의 진화
과거의 구매가 생산을 위해 물건을 조달하는 후방 지원 기능이었다면, 지금의 SCM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재무적 사령부다.
지난 20년간 산업의 격동기를 관통하며 목격한 변화를 토대로, 성장기 기업이 반드시 확보해야 할 전략적 SCM의 재무적 가치를 재정의한다
2000년대 중반 한국 산업의 지상 과제는 글로벌 분업화와 FTA를 활용한 원가 경쟁력 확보였다.
당시 태양광 EPC나 장치 산업에서 조달은 단순한 단가 협상을 넘어섰다.
복합적인 글로벌 물류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통제하고 통관 프로세스를 최적화하여 관세 리스크를 제거하는 것, 그것이 프로젝트의 ROI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였다.
이 시기 SCM은 물류 기반의 재무 통제를 통해 기업의 이익 손실을 방어하는 기초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산업의 고도화는 조달 과정에 엄격한 품질 기준과 투명성을 요구했다.
특히 의료기기 등 정밀 제조 분야에서 ISO 인증과 품질 경영의 결합은 구매를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의 생산 기지로 격상시켰다.
수작업 조달을 ERP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은 재고 정확도를 극대화하여 기업의 불용 자산을 최소화하는 거버넌스의 구축 과정이었다.
구매가 생산과 재무 사이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보좌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진화한 지점이다.
팬데믹과 함께 찾아온 바이오 산업의 폭발적 성장과 대형 IPO 시대는 SCM에 새로운 과제를 던졌다.
상장을 앞둔 기업들에게 SCM은 단순한 운영이 아닌 기업 가치 제고의 핵심 지표가 되었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 상황에서 핵심 자재의 수급 실패는 곧 매출 손실과 상장 일정 차질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 시기 조달 전략은 효율성보다 연속성에 집중되었으며, 대체 공급선 확보와 비상 조달 체계 운영 능력이 기업의 재무적 안정성을 증명하는 척도가 되었다.
상장 이후의 관리와 고금리 기조가 맞물리며, 이제 SCM의 패러다임은 고도화된 재무 전략으로 이동했다.
바이오 CDO나 하이테크 스타트업처럼 기술 집약적 기업에서 구매는 다음과 같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CAPEX/OPEX 통합 관리 : 시설 투자와 운영 비용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현금 흐름을 최적화하는가?
TCO 분석 : 단순 구매가가 아니라 유지보수와 감가상각을 포함한 전체 생애 주기 비용을 통제하는가?
실시간 원가 가시성 : 데이터 분석 도구를 활용하여 프로젝트별 매출원가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수익성을 예측하는가?
성장 가도에 있는 기업들은 매출 확대에 매몰되어 내부 공급망의 구조적 부실과 운전자본 압박을 간과하곤 한다.
대기업 수준의 정교한 거버넌스를 당장 구축하기에는 리소스가 부족하고, 일반 구매 담당자에게 고도의 재무적 통찰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지금 조직에 필요한 것은 운영 전문가를 넘어, 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읽고 조달 체계를 재무 관점에서 재설계할 수 있는 전략가의 시선이다.
Fractional CPO(외부 구매 총괄 자문)는 이러한 전문성을 통해 기업의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귀사의 공급망이 재무적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는지, 이제는 진단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