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문턱에서 마주한 '숨겨진 폭탄'

연구회사의 재고관리

by 구매가 체질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연구 기반 스타트업들은 눈부신 속도로 성장합니다. '언제 개발될지, 팔릴지 모르는' 제품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 동안, 그들은 혁신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타며 꿈을 향해 나아갑니다.


하지만 이 여정의 끝, 상장(IPO)이라는 큰 목표를 앞두고 내부 통제 컨설팅을 받는 순간, 예상치 못한 곳에서 '숨겨진 폭탄'이 터지곤 합니다. 바로 재고 관리라는, 그동안 간과해왔던 영역의 민낯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1. '개발'에만 집중하는 동안 벌어지는 일


연구 중심의 회사에게 재고는 일반적인 제조업체와는 의미가 다릅니다. 고가의 실험 재료, 희소성 높은 시약, 그리고 수많은 프로토타입들은 '판매될 자산'이 아닌 '연구를 위한 비용'으로 인식되기 쉽습니다.


이 때문에 재고 관리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납니다. 체계적인 입출고 기록 대신 '대충 알음알음' 관리되고, 정확한 위치나 유효기간 정보는 휘발되기 일쑤입니다. 창고는 늘 '언젠가 쓸모 있을' 재료들로 가득 차지만, 정작 필요한 순간에는 찾을 수 없어 다시 구매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2. 상장 컨설팅이 던지는 냉정한 질문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회사는 철저한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때 컨설턴트들이 던지는 질문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날카롭게 파고듭니다.


"장부상의 재고와 실제 재고가 일치하는가?"

"고가의 연구 재료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가?"

"폐기되는 재고에 대한 절차가 있는가?"


이 질문들 앞에서, 그동안 방치되었던 재고 관리의 구멍이 그대로 노출됩니다. 부정확한 재고 데이터는 회사의 재무제표 신뢰도를 흔들고, 관리 능력 부재라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이어집니다. 투자자들에게는 혁신 능력만큼이나 안정적인 운영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3. '시건장치와 수불관리'가 답이다


그렇다면 연구 회사들은 어떻게 재고 관리를 시작해야 할까요? 해답은 의외로 단순한 원칙에 있습니다.


재고 관리의 원칙은 시건장치를 통한 수불관리에 있다.


시건장치 (통제): 물리적인 잠금장치나 출입 관리 시스템, 혹은 IT 시스템의 접근 권한처럼 재고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상태를 '인가된 사람만' 접근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 모든 관리의 출발점입니다.

수불관리 (기록): 재고의 모든 입출고를 '누가, 언제, 무엇을, 왜' 가져갔는지 명확하게 기록하는 것입니다. 이 기록은 재고의 모든 움직임을 증명하는 이력이자,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가장 중요한 데이터가 됩니다.


이 두 가지가 결합될 때, 재고 관리는 단순히 물건을 세는 행위를 넘어 투명성과 신뢰를 구축하는 핵심적인 내부 통제 시스템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성장과 관리의 균형


연구 회사의 성장은 혁신에서 시작되지만, 그 성장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탄탄한 내부 관리 시스템입니다. 재고 관리를 단순한 번거로운 업무가 아닌, 회사의 재무적 투명성과 운영 전문성을 증명하는 중요한 토대로 인식하는 것.


이것이 상장의 문턱을 당당하게 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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