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색깔을 볼 수 없는 색맹이 있듯이
특별한 냄새를 맡지 못하는 취맹이 있고,
특정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아스퍼거 장애’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자신은
모든 걸 정확하게 느끼고, 이해하고 산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 모두는 어느 정도
색맹, 취맹, 아스퍼거 장애를 갖고 사는지도 모릅니다.
어떤 사람은 정의롭지만 겸손이 부족합니다.
어떤 사람은 책임감은 강하지만 예의가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논리적이지만 용서할 줄 모릅니다.
파란색은 잘 보지만 빨간색은 보지 못하는 것처럼,
장미향은 잘 맡지만, 난(蘭)향은 맡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 모두는 서로를 이해함에 조금은 부족한 사람인지 모릅니다.
내가 좀 더 정답에 가깝다는 생각만으로
우린 너무 쉽게 사람들을 정죄하고 상처를 주며 살아갑니다.
이런 이유로
우린 가까운 사람과 감정의 단절을 자주 경험하게 됩니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상처는
결코 일방적일 수 없습니다.
어쩌면 상대방보다 내 잘못이 더 클 수도 있습니다.
내 아픔만 애지중지 돌보느라
상대방의 마음을 함부로 대한 내 탓일 가능성이 큽니다.
나만의 방식으로 굳어져버린 소통과 공감이
가까운 이웃들을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의 말과 행동, 성급한 판단들을 돌아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