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손목을 다쳐 치료하는 동안
힘쓰는 일의 대부분은 오른팔로 했었는데
어쩌다 오른팔까지 다쳐 왼팔보다 더 아프게 되고 보니
어제까지 아팠던 왼팔이 오늘은 성한 팔이 되어
힘쓰는 일의 대부분을 감당하게 되었습니다.
번갈아 가며 팔을 다치는 특별한 경험을 하면서
깨닫게 되는 건
이때껏 성한 팔처럼
힘든 일을 도맡아 했던 사람들도
사실은 남모르는 고통을 소유한
아픈 팔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
엄마니까,
가장이니까,
며느리니까…….
힘들고 어려워도
당연히 그 사람이 그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나의 철없음이 갑자기 많이 미안해졌습니다.
어쩌면 그들도 모든 것을 내팽개쳐 버리고 싶을 만큼
힘든 날이 많았을 텐데…….
자신의 아픔은 내색도 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묵묵히 힘든 일을 감당하며 살아온
그들의 삶이 너무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일복이 많은 사람’이란 애초부터 없습니다.
단지 힘든 일을 먼저 시작하는
‘맘 착한 사람’만 존재할 뿐…….
이제 그 착한 사람의 아픈 팔도 쉴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내 아픔에만 집중하느라
이웃들의 아픔을 외면하고 살아온
이기적인 나를 반성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