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은 이유

by 정용수

길 끊어진 산모퉁이 외딴 곳에도

사람의 집이 존재하는 이유


바닷가 바위 좁은 틈새에도

허리 굽은 海松이 살아가는 이유


죽을 만큼 먼 거리를 끝내

철새들이 날아가는 이유


잘려진 가지 끝에도 땅속뿌리가

생명을 흘려보내는 이유


살을 에는 추위에도 새벽 장을 찾아

아버지가 길을 나서는 이유


다 같은 이유


흙을 만나면 주저 없이

뿌리를 내리는 나무들처럼

우리도 서로의 가슴에

뿌리를 내리며 살아야 하는 이유


사랑은 선택이 아닌 본능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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