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어린 시절

by 정용수

나비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을

애벌레가 아닌 몸집이 작은 나비로 기억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모든 나비는

다소 흉칙해 보이고, 미련해 보이는

애벌레 시절을 거치고서야 화려한 날개를 갖게 됩니다.


성장의 단계만 다를 뿐

하늘을 나는 나비와 땅을 기어 다니는 애벌레는 같은 실체입니다.


지금 화려한 날개를 가진 나비라 자랑하는 우리도

한 때는 보잘 것 없는 애벌레였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는

초라하고 불편한 애벌레 시절을 보내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는 아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강물이 흐르듯 세월이 가면

그 아이들도 멋진 날개를 가진 나비로 변하리라 믿습니다.


오늘 우리를 지치게 하는 아이들에 대해

더 인내해야 할 이유.

더 격려해야 할 이유.

더 믿어줘야 할 이유.


초라한 애벌레였던 내가

나비가 될 수 있었던 이유와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작가의 이전글겸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