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오후의 평온한 안식에는
당신의 생채기 난 기도가 있었습니다.
저녁 따뜻한 한 끼 밥상에는
헐벗은 당신의 자존심이 배어있었습니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소유의 반 이상은
당신의 지난한 땀으로부터 왔습니다.
기울어진 세상에 미끄러지지 않고
평평하게 서 있을 수 있었던 것도
묵묵히 그 무게를 감당한
당신의 희생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처음부터 내 것은 하나도 없었는데
당신의 것을 내 것처럼 자랑하며 살아온
나의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차츰차츰 잊혀 질 세월이지만
부족한 나의 목마름과 눈물도
누군가의 평온한 오후를 완성하는
작은 재료로 사용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비우고 비워
더 맑은 울림을 배워가는 낡은 종처럼
내 삶도
누군가의 외로운 날 하루 정도는 책임지는
맑은 노래였으면 좋겠습니다.
지친 마음 어루만지는
다정한 한편의 詩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