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밭

by 정용수

다른 사람들의 수고로만

배 채우며 살아온

부끄러운 날들


내 마음 밭에도

그 누군가의

목마름, 허기를

채워 줄 수 있는

좋은 열매 하나

익어가는

가을이면 좋겠습니다


문득문득 깨닫는

진리의 파편이라도

알뜰히 묻어

물 주고 거름 덮어

생명 냄새 나는

열매로 키워내는

선한 농부로

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가끔은 빈들에 서서

남모르는 기도로

석양을 맞이하는

경건한 인생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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