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의 수고로만
배 채우며 살아온
부끄러운 날들
내 마음 밭에도
그 누군가의
목마름, 허기를
채워 줄 수 있는
좋은 열매 하나
익어가는
가을이면 좋겠습니다
문득문득 깨닫는
진리의 파편이라도
알뜰히 묻어
물 주고 거름 덮어
생명 냄새 나는
열매로 키워내는
선한 농부로
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가끔은 빈들에 서서
남모르는 기도로
석양을 맞이하는
경건한 인생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