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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파스빈 Sep 25. 2024

나의 첫 서재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



처음으로 나의 서재가 생겼다

나이 들면 내방 내 서재가 생기겠지 상상만 했었다

그동안 잡동사니가 가득한 창고 같은 작은방을 딸아이의 옷방으로 꾸미고 나니 생각보다 자투리 공간이 많이 남았다.

오늘 갑자기 남은 공간을 나만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에게 말하고 함께 안방에 있던 책상을 옮기고 거실 책상에 꽂혀있는 그림 관련책들과 요즘 빠져 읽고 있는 중국 고서들을 책상 위에 올려두고 나니 제법 근사한 책방이 된듯하다.

새 학기에 책을 받아와서 집에서 달력으로 겉표지를 입히던 설렘으로 새롭게 꾸며진 나의 서재를 바라본다.


사실 서재랄 것도 없고 책상 하나에 의자 그리고 몇 권의 책이 전부인 소박한 공간이지만 나만의 공간이 생긴 것에 대한 뿌듯함은 있다. 어릴 때는 늘 형과 같이 방을 공유했었고 대학생이 되어 누나 형이 모두 결혼하고 독립하면서 내방이 생겼었다.

나의 방을 꾸미는 재미도 쏠쏠했던 것 같다.


근처 블록 공장에서 빨간 벽돌을 구해와서 미니 오디오를 그 위에 올려 방을 꾸몄던 기억이 난다.

당시 삼성 마이마이 카세트 분리형이었는데 마이마이만 따로 분리되어 휴대하면서도 들었던 기억이 난다. 라디오에 신청곡을 보내고 내가 신청한 곡이 나오기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던 추억도 있고 라디오에서 좋아하는 음악이 나오면 급하게 녹음 버튼을 눌러 공테이프에 녹음했던 아주 오래 전의 추억도 다시금 떠오른다.


요즘같이 원하는 음악을 어디에서든 바로바로 들을 수 있는 시대에는 그때의 감성을 이해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그때의 감성이 참으로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도 아날로그적인 방식이라 지금에야 레트로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지만 손품을 많이 팔아야 들을 수 있는 곡들이었기에 더 값진 음악들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새로 생긴 내 방에는 블루투스 스피커도 하나 있으니 언제든 음악도 들으면서 책도 읽고 이렇게 글도 쓰면서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겠다.

나의 서재가 생기고 책상 앞에 앉아 제일 처음 하는 일이 이렇게 짧은 글을 쓰는 일이 되었다. 나의 서재에서 쓰는 첫 글이니 나름

내게 의미 있는 글이지 싶다.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창으로 들어오는 하루의 움직임을 내다보며 차근차근 채워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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