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수 작
종로구에 있는 박노수 미술관을 찾아갔다.
박노수 화백의 선명한 색감이 가득한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모든 그림에는 한 사내가 무심히 어딘가를 바라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무엇을 저리 한없이 응시하며 생각에 잠겨있을까?
나도 함께 그림 속 사내처럼 그림을 응시하며
생각해 본다.
무심히 흘러간다.
여백으로 처리한 강물은 있는 듯 없는 듯
하염없이 바라보는 저 사내의 눈에는 무엇이
비치고 있을까?
오늘 바라본 저 강물이 다시는 볼 수 없는 강물이지만
늘 같은 물인 양 흘러가니 있는 듯 없는 듯한 것이 맞나 보다.
오늘의 하루가 내일의 하루와 다르듯
흘러가는 저 강물도 다르긴 매 한 가지이다.
같으면서 다른 것이 강물이고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강물처럼 흘러가는 하루가 오늘도 무심히 흘러간다.
11월의 첫날
2024년도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
늘 드는 생각이지만 새해를 맞이한 게 엊그제 같기만 하다.
저 강물이 흘러 바다에 다다르면 강물은
더 이상 강물이 아니고 바다이듯 나의 하루는
흘러 흘러 내가 아닌 세상에 당도할 것이다.
알면서도 흘러갈 수밖에 없는 운명 역시 강물이나
나는 매 한 가지인듯하다.
그림 한 점을 바라보고 고여있는 생각을 끄집어내고
확장해서 사고하는 하루하루가 모여 더 깊은 사고를
이끌어 나가기를 저 흐르는 강물에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