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
그림을 보는 일은
화가의 삶을 바라보는 일이다
처음 그녀의 그림을 대하고는
고개를 돌렸다
아름답지도 고상하지도 않은
상상조차 해보지 않은 그림들
하지만 굳이 전시회를 찾아가
그녀의 그림을 한 점 한 점 눈여겨보았다
혹독한 시련들을 견디고 이겨낸 자의
성찰이 만들어낸 작품들 앞에서
나는 숙연해졌다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이겨내고 일어선
그 힘은 오로지 그림으로의 반향이었다
심상을 그대로 옮겨 놓은 캔버스엔
선혈이 낭자하지만 현실을 직관하고
삶을 수용한 그녀의 마지막은
viva la vida로 대변되는 듯하다
힘겨운 삶을 용케 이겨낸 그녀의 삶은
47세의 나이로 요절하지만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그림
삶이여 만세는 생에 대한 아쉬움이나
원망이 아닌 삶에 대한 찬가였다
그림 한점 한 점에 그녀의
아픈 마음들이 고스란히 담겨있고
가혹하리만치 힘겨운 운명은
그녀의 삶 전체를 침울하게 했지만
우리는 결국 그녀의
마지막 그림 한 점으로
그녀 인생의 승리를 축하해 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