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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파스빈 May 22. 2023

낙곱새를 아시나요?

낙곱새로 소환하는 추억 한줄

  

누구에게나 최애 음식이 있게 마련이다. 

난 주로 김치찌개 된장찌개 이런 음식을 좋아하는 약간 옛날사람이라 늘 식탁에 자주 오르는 메뉴이다.

최애 음식은 아니지만 정말 한번씩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메뉴가 하나 있다.


바로 낙곱새!

이름도 생소한 이 메뉴는 작년에 처음 이세상에   이런 음식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리고 가끔 배달을 

시켜서 먹어 보았다. 

딸 다현이가 아니었으면 지금까지도 이맛을 모르고 살고있지 싶다. 

(다현이는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그램 개발자 교육을 위해 캐나다 유학중이다)

딸아이가 첨으로 낙곱새를 운운하며 시켜 먹자고 했을 때 생소한 이 음식에 대한 호기심으로 

그러자고 하고 식탁에 정성스레 포를 깔고 가스렌지를 올려두고 그 님이 오시기를 기다렸다. 

아! 한가지 더! 

냉장고에서 소주 한병을 꺼내 놓고 뭔가 대단한   조합일거 같다는 상상을 하면서 초조하게 

처음으로 영접할 실물을 기다렸다. 


커다란 일회용 접시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하얀색 우유빛깔 대창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아래에 각종 야채와 낙지! 저 대창은 과연 무슨 맛일까 기대하며 가스렌지에 불을 

최대로 올리고 이놈들이 서로 부대끼며 화합하는 그 순간을 기다리며 빨갛게 물이든 

낙곱새의 본 모습을 바라보게 되었다.

이제 더 이상의 기다림은 무리였다. 


드디어 영롱한 자태의 이 음식을 먹어볼 차례가 되었다. 

처음 먹은 것은 빨간 양념과 어우러진 대창!

세상에 이런맛이 존재하다니... 고소한 맛과 함께 대창 껍질의 쫄깃함과 그리고 어느새 눈 녹듯 

녹아 사라져 버리는 대창의 맛이라니. 

그리고는 딸이 따라준 소주 한잔을 들이킨다.

이 조합! 천상의 조합이며 소주를 부르는 기막힌 맛이다.


그렇게 한입 한입을 먹다가 나중엔 밥 한공기를 넣어서 비벼주고 그 위에 솔솔 김가루와

 참기름 그리고 회심의 한방 치즈가루를 듬뿍 올려주고 치즈가 녹으면 주걱으로 골고루 비벼준다. 

그러면 낙곱새 국물을 머금은 밥알들 사이로 실처럼 엉켜붙은 치즈가 마치 실타래처럼 숟가락을 

따라 올라온다. 

그리고 한입! 

치즈의 고소함과 낙곱새 국물의 진한 여운이 한꺼번에 파도처럼 밀려온다.


이 맛을 못잊어 딸아이와 함께 자주 시켜 먹었던 메뉴인데 함께 낙곱새의 진미를 깨달았던 딸아이가 

유학길에 오르면서 나는 차마 혼자 이것을 시켜먹지 못하고 그 맛을 애써 떠올리려 하지 않았다.

옆동에 사는 조카 아이가 이모부 언니랑 낙곱새 맛있게 드셨다고 하셨는데 우리 시켜먹어요 라며 

그 맛을 소환하는 바람에 시켜먹는 행복을 맛보게 되었다.


비록 늘 함께 먹던 딸 다현이는 없지만 그때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음~~~ 하면서 감탄사를 연발하며 

먹던 그 기억을 되새기며 오늘도 난 추억의 낙곱새를 먹는다.

딸! 한국오면 젤 먼저 낙곱새부터 먹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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