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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파스빈 May 23. 2023

세상 모든 며느라기에게 바치는 글!

며느라기 시절 고생한 당신!

   

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시간보다 아내와 함께 살아온 세월이 많은 지금이지만 늘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 이상으로 간절했던 거 같다.

그 간절함으로 야기된 문제들은 곳곳에 숨어있다가 명절이 되면 불쑥 튀어나와 우리 부부를 

괴롭히곤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내를 이해 못 할 것도 없지만 그땐 내 생각이 진리였었더랬다. 

부모님이 두 분 다 돌아가시고 시댁이 사라진 지금은 평화로운 일상이지만 그 평화도 사실은 

나의 깨침에서 시작되었다.


언젠가 아내가 내게 책 한 권을 읽어보라고 건네주었다.


며느라기!

일생을 살아가면서 청소년기에 겪게 되는 사춘기처럼 결혼을 한 새 신부가 겪게 되는 초반 

시댁과의 여러 문제들을 경험하게 되는 심란한 시기를 일컫는 말이다.

물론 상황과 사람 그리고 여건에 따라 꼭 심란한 것만이 아닌 정말 이상적인 관계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만만치 않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연애 4년을 하고 단지 같이 있고 싶다는 욕심하나로 결혼을 하고 살아보니 결혼이라는 것이 

일생일대에 얼마나 큰 결정인지를 이후에야 깨닫게 되었다. 

그만큼 철없이 이루어진 결혼생활이었다. 


결혼을 하면 당연히 시댁의 가풍을 따라야 하고 남편의 부모를 내 부모 대하듯 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건 사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어디서 그런 사고방식을 갖게 된 건지는 지금도 알 수 없다. 

그땐 그랬다. 


그러나 지금 며느라기라는 책을 접하고 난 이후 나의 사고는 많이 바뀌었다. 

어쩌면 바뀌었다라기보다 미처 인지하지 못한 부분을 깨쳤다는 표현이 맞을 거 같다. 

나에겐 그 당시 내 인생을 통틀어 우리 집의 한 구성원으로만 살아왔기에 우리 집이 제일 편하고 

우리 집의 문화가 이 세상의 문화였다. 


남편하나 믿고 와서 시댁이라는 낯선 문화에 혼자 덩그러니 놓였다 생각하니 그 마음이 얼마나 불편했을까ᆞ를 이제야 생각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왜 그때는 아내의 불편한 마음을 알아주지 못했던 건지 조금이라도 내가 남편으로서 그 마음을 헤아리고 

어루만져 주었더라면 아내의 시집은 훨씬 편안한 곳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지금은 시댁이 사라져 버린 현실에서 회복할 기회마저 박탈당한 상황이지만 그간 마음고생 많았을 

아내에게 한없이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제 결혼을 앞둔 새내기 신랑이 있다면 꼭 한 번쯤 며느라기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니 나처럼 후회할 가능성이 있는 남편들이 꼭 읽었으면한다.

행복하고 편안한 결혼 생활을 위한 필독서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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