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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파스빈 May 24. 2023

강아지들과 함께한 휴가

맘껏 뛰노는 너희들을 보는 내내 나는 뿌듯했다.

    

32평 아파트! 이곳엔 네 마리의 귀여운 비숑 가족과 아내와 나 이렇게

여섯 식구가 살아가고 있다.

강아지들은 6살 7살 8살, 아직은 활동량이 많은 시기인데 늘 좁은 아파트에

갇혀서 제대로 뛰어놀지도 못하는 녀석들을 볼 때면 늘 마음이 죄스러웠다.


그래서 아내의 바람은 녀석들이 뛰어놀 수 있는 마당 있는 집이었는데 경제적인 여건이

허락지 않으니 바람만 가지고 있는 중이다.

산책이라도 자주 시키면 좋으련만 네 아이를 한꺼번에 산책시키는 것은 불가능이라 결국 주말에나

둘이서 같이 두 마리씩 데리고 나가야 가능한 일이니 늘 애들에게 미안한 맘이 많았다.

이번 연휴엔 이녀석들을 위해서 작정하고 애견 펜션을 예약했고, 2박 3일의 일정으로 녀석들에게

자유를 주기로 마음먹었다. 이것저것 챙기는 짐이 만만치 않았다.

가평은 그나마 멀지 않은 곳이라 아침 일찍 짐을 챙겨 출발했다.

오래만에 외출이라 애들은 숨을 헐떡였고 그런 애들을 가슴으로 품고 가는 아내는

가는 동안 내내 팔이 저려 힘들어했다.


최대한 빨리 도착하기 위해 열심히 달려 도착하니 아직 퇴실이 안된 상황이라 애들과 우리는

드넓은 정원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과 진즉에 이런 자유를 주지 못한

미안함으로 녀석들을 바라보았다.


청소가 끝나고 대충 아점을 지어서 먹고 종일 애들과 함께 산책을 하며 또는 앞마당에서

다른 강아지들과의 탐색전을 하는 애들을 바라보며 이웃한 애견주인들과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애견인 만이 알 수 있는 함께하는 즐거움과 행복을 누리며 애들과 같이 우리도 행복에 겨워 바라보았다.

네 녀석이 이웃한 강아지를 집단으로 몰아세우기도 하고 어떨 땐 한 녀석에게 호되게 당하기도 하면서

사회성(?)을 기르는 경험을 했다.

함께 숙소에 있다가도 밖에 인기척이 들리면 한 마리가 주동이 되어 짖으며 뛰어나가면 세 놈도

따라서 움직이니 이건 뭐 동네 불량배가 따로 없다.

언제쯤 가만히 바라보며 세상에 체념하는 견공들이 될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 시간은 꽤나

오래 걸리든지 아니면 영원히 세상 온갖 일에 간섭하며 토 달며 살아가는 모습들이지 싶다.

2박 3일의 짧지 않은 시간을 리드줄 없이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자유를 선사했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그동안의 죄스러움을 조금이나마 털어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즐겁게 뛰어다니며 세상 온갖 일에 간섭하는 녀석들을 바라보며 앞으로도 자주 이런 기회를

주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녀석들의 행복한 모습이 결국 우리 부부에게도 행복을 가져다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 어떤 행복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일이지만 하나하나 행복과 추억을 쌓아가며

함께하는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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