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사마리아인,빈센트 반 고흐
생레미 정신 병원에 입원해 있던 시절에도
고흐의 작품 활동은 끊이지 않았다
존경하는 선배의 작품을 모작하며
그림에 대한 열정을 불살랐던 고흐는
이 그림을 그리고 두 달뒤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림에 대한 애착과 열정만큼 자신을
사랑했다면 고흐의 삶은 달라졌을 거란
생각이 든다
고흐의 전시회에서 이 그림을 보았다
성경구절에 나오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다
강도를 만나 피투성이가 된 사람을 못 본 체 지나치는
두 명의 남자가 그림에서 멀어진다
그리고 그를 말에 태워 도움의 손길을 주는
사마리아인이 보인다
고흐는 이 그림을 그리며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자신을 도와줄
단 한 명의 사마리아인을 기다리고 있지 않았을까?
병원의 입원실 한 구석에서
자신을 구원해 줄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며
저 그림을 그렸을 고흐가 떠오른다
힘들고 지친 인생에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도움의 손길로 다가오는 누군가를
우리 모두는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가까운 곳에 그런 사람이 있기를
상처받은 육체와 영혼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착한 사마리아인이 또한 나이기를
가만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