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끝이 없고 VERSION2,월터 랭글리 (1894)
슬픔은 끝이 없고
제목을 찬찬히 들여다 본다.
슬픔에 젖어 슬피 우는 저 여인에게
어떤 사연이 있길래 끝이 없는 슬픔일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남편을 잃고 자식을 잃은 슬픔은
세월이 지난다 해도 끝나지 않는 슬픔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저 여인에게 그와 같은 슬픔이 있다면 무슨 말로
위로가 될까!
함께 살아온 세월을,사랑을,지극한 정성을
모두 잃어버린 실망감은 감히 언어로 표현할 수 없으리라!
담담히 곁에서 여인의 등을 어루만져주는 저 온기 가득한 손길에서 노파의 삶을 짐작해본다.
바닷가의 삶은 척박했다.
거친 파도와 싸우며 삶을 이어가는 이들에게 바다는
삶의 터전이자 세상 끝날을 준비해야 하는 불안함의
연속이었다.
바다로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기도 속엔 늘 남편의 안녕이 우선이었다.
그날도 고깃배를 타고 나간 남편은 평소와 같이 잘 다녀오겠노라고 만선의 기쁨으로 돌아오겠노라며 나갔다.
잔잔한 바다에 바람이 일고 점점 파도가 거칠어지며 육지까지 바다의 노여움이 전해지던 날 돌아와야 할 남편을 실은 배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그 슬픔에 목놓아 울며 얼마나 오랜 시간을 슬픔과 살아왔을까?
많은 날들이 지났지만 그날의 상흔은 여전하고 젊었던 아낙은 하얀 머리의 할머니가 되었다.
남편을 앗아간 바다를 끝내 버리지 못하고 여전히 그 바다와 함께 삶을 지탱하며 살아온 숱한 세월들이 슬픔으로 채색되어 버렸다.
살아있으니 삶은 이어져서 세월과 함께 늙었지만 가슴엔 여전히 끝나지 않은 슬픔을 간직한 할머니는 지난날들을 되새기며 남편을 잃은 슬픔에 빠진 여인의 등을 어루만진다.
나와 같은 아픔을 평생 가슴에 안고 살아가야 할 젊은 여인의 삶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가만히 가만히 쓸어만져 준다.
세월이 지나도 그 슬픔은 영원한 것임을 알기에 지난날나를 위로하듯 그녀의 흔들리는 등을 감싼다.
눈물 흘리며 통곡하지 않지만 노파의 얼굴에 드리운 깊은 슬픔은 세월 속에 켜켜이 쌓인 아픔이 얼마큼의 아픔인지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동병상련의 아픔이 서로에게 전해지는 안타깝고 가슴 시린 장면이다.
그림 명상 : 같은 아픔을 나눌이에게 나는 어떤 위로가 되어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