슐로스 카머 성으로 가는 가로수 길

구그타프 클림트 작

by 청일

“길 끝의 노란 집”


나는 이따금, 나무들이 길을 이루는 풍경 앞에 서면 오래된 기억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 그림처럼, 깊고 조밀하게 얽힌 가지들 아래로 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나라는 존재도 그 풍경의 일부가 된다. 마치 이끼 낀 벽돌길 위에 내 발자국이 아니라 시간의 발자국이 찍히는 것처럼.


길의 끝에는 노란 집이 있다.

그것은 단순한 집이 아니다.

그곳은 기다림의 장소이자, 목적지이자, 때로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이기도 하다.


푸르고 어두운 나무들 사이로 좁게 열려 있는 그 노란빛의 공간은 나를 부른다.

마치 어릴 적 어느 여름, 외할머니의 집을 찾아가던 길처럼.

혹은 아무도 없는 마을 골목 끝에서 마지막으로 마주친 이별의 뒷모습처럼.


나는 그 길을 따라 걸으며 자문한다.

왜 어떤 풍경은 이렇게 가슴속을 아프게 하는 걸까?

무엇이 이 조용한 그림 속에, 눈물처럼 고요한 그리움을 심어놓은 걸까?


아마도 그것은 ‘기억’이다.

길은 기억을 품고 있고, 나무는 시간을 안고 있으며, 그 집은 아직 도착하지 못한 내 마음의 한 조각이다.

우리는 살아가며 무수히 많은 길을 걷지만, 그중 어떤 길은 결코 발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 길은 언제나 내 안 어딘가로 이어져 있다.


가끔은 용기를 내어 그 길을 걷는다.

나무 그림자가 내 어깨에 내려앉고, 잎사귀 사이로 스며드는 빛이 조용히 속삭인다.

“너는 지금, 돌아가는 중이야.”


길의 끝에서 나는 문득 멈춘다.

노란 집은 거기 있었다.

닫힌 문, 그리고 그 위에 걸린 환한 빛.

마치 나를 오랫동안 기다려온 것처럼.


그리고 나는 안다.

그곳은 현실의 장소가 아니라, 마음속에만 존재하는 풍경이라는 것을.

하지만 괜찮다.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그런 길 하나쯤은 있어야 하니까.

길 끝에 노란 집이 있는, 아주 조용한 풍경 하나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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