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와 함께한 한강 나들이

하루의 하루

by 청일

순서대로 1.모찌(엄마) 2.모리(아빠) 3.하치(아들) 4.하루(아들)


초롱한 눈망울에 곱슬머리를 한 하루는 우리 집의 막내다. 제왕절개로 태어난 탓에 누가 먼저 세상에 나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형제인 하치보다 조금 작은 몸집 때문에 나는 하루를 자연스레 막내로 불렀다. 그렇게 하루는 자연스레 우리 가족의 웃음 제조기가 되었다. 그의 얼굴 가득 묻어난 천진함은 늘 내 마음을 무장해제시킨다.


오늘은 그 막내와 함께 자전거에 올랐다. 바구니에 처음 실린 하루는 낯선 공간에서 불안해했다. 이리저리 앉아보지만 마땅한 자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리드줄을 풀어 한동안 뛰게 해 주었다. 그러나 자전거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금세 위험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다시 바구니로 돌아온 하루는 그제야 새로운 리듬에 몸을 맡기기 시작했다.


왕숙천변 길에는 달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제각기 다른 속도로, 다른 방식으로 몸을 움직이며 바람을 가르고 있었다. 러닝화로 땅을 박차는 사람들, 두 바퀴로 길을 미끄러지는 우리, 모두가 하나의 리듬 속에 놓여 있는 듯 보였다. 자연과 호흡하는 그 풍경은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


마침내 한강이 눈앞에 펼쳐졌다. 데크가 깔린 쉼터에 내려놓자 하루는 곧장 세상과 마주했다. 바닥을 분주히 오가며 새로운 냄새에 코를 박고, 낯선 바람을 맞으며 눈빛을 반짝였다. 그 조그만 생명체의 설레는 움직임을 바라보며 나는 생각했다. 최상위 포식자 인간과 연약한 강아지 사이에 오가는 깊은 교감은 삶을 더욱 풍요롭게하는 것이며 그것은 생명에 대한 존경이자, 자연 앞에 드리는 작은 예배 같은 것임을.


돌아오는 길, 하루는 한결 달라져 있었다. 갈 때의 두려움은 사라지고, 바구니 속에 편히 앉아 바람을 즐겼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풍경을 감상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오늘의 생경한 시간들이 그의 기억 속에 기쁨으로 새겨졌기를, 그 작은 가슴에도 바람과 강의 이야기가 남아 있기를 바란다.


다음에는 하치도 데려와야겠다. 이 아이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는 일, 그 단순한 행위 속에서 발견하는 기쁨이 오늘 하루는 내게 다시 가르쳐주었다.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특별한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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