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함께한 8년, 하루야

하루의 하루

by 청일
수술전 하루의 모습



우리 집 막내로 태어나

특유의 무뚝뚝함으로 귀여움을 발산하던 하루야.

꼬리를 연신 흔들면서도

쉽게 다가오지 않고,

늘 한 발자국 떨어져 우리 곁을 맴돌던 시크한 너.


기분이 좋을 때면

늘 좋아하던 인형을 물고 다니며

꼬리를 힘차게 흔들던 하루.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어제 너를 병원에 입원시켜 놓고

밤새 잠을 설쳤다.

낯선 환경 속에서 잘 지내고 있을까,

겁먹진 않았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무사히 잘 견뎌주길 바라는 마음도 잠시,

상태가 악화되어 응급수술을 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저 너를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근육질의 우리 하루,

지금껏 그래왔듯

이번에도 잘 견뎌내고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집 막내로 돌아와 주길 간절히 바란다.


생각해보면

네가 가진 것이라곤

작은 커널 하나,

따뜻한 방석 하나,

밥그릇 하나,

그리고 네가 가장 좋아하던 인형 하나뿐이구나.


그게 네가 가진 전부였다.

그 단출한 삶 속에서

너는 오로지 우리의 사랑만을 바라보며 살았다.

어쩌면 더 많이 가지려 애쓰는 우리보다

훨씬 나은 삶을 살아온 건 너였는지도 모르겠다.


하루야,

결국 남는 건 사랑이더라.

그 사랑이 우리를 이어주고,

그 추억이 너와 나를 지켜줄 거야.


그러니 이제,

수술 잘 마치고 다시 돌아와 주렴.

다시 건강해지면,

우리 함께 많은 추억을 쌓아가자.

네 이름처럼,

매일의 하루가 따뜻하게 흘러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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