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하루
우리 집 막내로 태어나
특유의 무뚝뚝함으로 귀여움을 발산하던 하루야.
꼬리를 연신 흔들면서도
쉽게 다가오지 않고,
늘 한 발자국 떨어져 우리 곁을 맴돌던 시크한 너.
기분이 좋을 때면
늘 좋아하던 인형을 물고 다니며
꼬리를 힘차게 흔들던 하루.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어제 너를 병원에 입원시켜 놓고
밤새 잠을 설쳤다.
낯선 환경 속에서 잘 지내고 있을까,
겁먹진 않았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무사히 잘 견뎌주길 바라는 마음도 잠시,
상태가 악화되어 응급수술을 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저 너를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근육질의 우리 하루,
지금껏 그래왔듯
이번에도 잘 견뎌내고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집 막내로 돌아와 주길 간절히 바란다.
생각해보면
네가 가진 것이라곤
작은 커널 하나,
따뜻한 방석 하나,
밥그릇 하나,
그리고 네가 가장 좋아하던 인형 하나뿐이구나.
그게 네가 가진 전부였다.
그 단출한 삶 속에서
너는 오로지 우리의 사랑만을 바라보며 살았다.
어쩌면 더 많이 가지려 애쓰는 우리보다
훨씬 나은 삶을 살아온 건 너였는지도 모르겠다.
하루야,
결국 남는 건 사랑이더라.
그 사랑이 우리를 이어주고,
그 추억이 너와 나를 지켜줄 거야.
그러니 이제,
수술 잘 마치고 다시 돌아와 주렴.
다시 건강해지면,
우리 함께 많은 추억을 쌓아가자.
네 이름처럼,
매일의 하루가 따뜻하게 흘러가길.